“지난해는 IT산업 사상 처음으로 경험한 불황을 맞아 생존자체에 온 힘을 기울인 한해였다면 향후 2년간은 세계 톱10 모니터 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조직역량을 모을 계획입니다.”
한솔전자의 전대진 사장은 이틀은 서울에서, 사흘은 진천공장에서 업무를 보는 ‘두집살림’을 지난해 이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전 사장은 “지난해 IT불황이 지속되자 정말 이러다가는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선 현장에서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 현재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한솔전자는 지난해 초에는 시간당 한라인에서 130대의 모니터를 만드는 데 그쳤으나 10월께에는 195대로 늘어나 60% 정도 시간당 생산성을 높였다.
한솔전자(대표 전대진 http://www.hansolel.co.kr)는 지난해 전년과 비슷한 170만대의 모니터를 판매, 총 3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전년대비 40% 가까이 늘어난 250만대 49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오는 2004년에는 총 400만대, 9000억원의 매출을 달성, 세계 모니터 업체 톱10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목표를 높여잡은 것은 지난해 해외 대형 유통업체 공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한솔전자는 지난해 유럽 대형 유통업체인 아스트라, 맥스데이터 등과 공급계약을 체결. 올해 이 업체들로부터 연간 40만∼50만대의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올해는 미국시장과 동남아시장 진출을 위해 IBM, NEC 등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과의 공급계약을 적극적으로 추진중이다.
한솔전자는 이를 위해 지난 1월 유럽, 미국 지사장을 OEM사업 전문가들로 전격 교체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전 사장은 “모니터분야는 이제 고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며 사실상 누가 가격경쟁력을 갖출수 있느냐가 생존의 관건”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OEM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진천공장은 LCD모니터와 국내 내수용 모니터만 만들고 태국공장과 중국 장성그룹과 공동으로 운영중인 중국공장에서 대부분의 해외 수출물량을 생산하는 체제로 생산시설을 효율화할 계획이다.
한솔전자가 신규사업으로 역량을 모으고 있는 부분은 LCD관련 부품 및 모듈사업이다. 지난 99년에 시작한 LCD의 백라이트유닛(BLU)사업은 최근 삼성전자로부터 최우수 협력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른 모니터업체들이 주로 LCDTV, PDP 등과 같은 디스플레이 분야나 신클라이언트, PDA 등과 같은 포스트PC분야에 집중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어서 주목을 끄는 대목.
전대진 사장은 “한솔전자와 그룹의 역량을 감안하면 브랜드력이 요구되는 최종 소비자 제품에서는 한솔전자가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LCD모듈이나 부품사업의 경우 국내에 세계적인 LCD패널업체가 있어 기술습득이 용이한데다가 향후 시장전망도 밝다”고 설명했다.
한솔전자는 이를 위해 국내 LCD업체와의 제휴는 물론 대만 LCD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사업을 크게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