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율 6개월째 상승 긍정적, 단기적으론 하이닉스 변수가 더 커

 

 반도체업황의 경기선행지표로 사용되는 북미 반도체장비 주문대출하비율(BB율)이 6개월 연속 상승하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주의 긍정적 주가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20일 주식시장에서 관련주들의 주가는 대부분 약세를 나타내 업황개선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으며 단기적으로는 하이닉스반도체 변수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했다.

 1월 반도체장비 BB율은 지난 12월 0.77에서 0.81로 개선됐다. 0.81의 의미는 주문량이 81이며 현재 출하되는 물량이 100이라는 의미다. 주문량이 100 이상일 경우를 완전한 회복국면으로 정의 내리지만 회복의 방향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다.

 민후식 한국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실질적인 이익이 확대돼야 전공정 및 본공정 장비의 주문량도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의 추세를 감안한다면 BB율의 1.00수준 도달은 5, 6월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미 반도체장비 BB율 개선에 대해 국내 반도체장비업체의 주문량 개선과 동일한 잣대를 갖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부분의 국내 반도체장비업체들은 내수에만 집중하고 있어 해외수요 증가에 따른 직접적 수혜와는 연관성이 낮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BB율의 6개월 연속상승에 대해서는 국내 반도체주들에 대해 중장기 관점의 긍정적인 기대를 갖는 정도로만 해석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2500원 내린 34만원에 장을 마쳤고 하이닉스도 35원 하락하며 1765원에 마감됐다. 반도체 장비주들 가운데는 테스텍과 디아이가 각각 0.83%, 5.92% 상승했지만 주성엔지니어링은 8.01% 하락하는 등 등락이 엇갈렸다.

 당분간 반도체주들의 주가는 업황개선과 D램가격보다는 하이닉스의 해외매각 추진과 삼성전자의 개입여부 등에 더 민감할 수 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중장기 관점의 긍정적 전망을 유지한다”며 “하이닉스가 독자 생존하느냐, 마이크론과의 협상을 계속하느냐 하는 점과 신국환 장관의 삼성전자 제휴 필요성 언급 등도 단기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