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약(中藥)’을 바탕으로 한 생명공학 사업을 대 중국진출의 전략분야로 설정한 SK가 의료서비스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21일 SK 관계자는 “당초 SK(주)에서 국내사업으로 추진한 병원 프랜차이즈 사업을 중국 시장에 우선 적용키로 방향을 바꿔 SK차이나 TCM그룹(중약그룹)과 세부 사업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본지 12월 26일자 12면 참조
SK는 의료서비스 시장이 이미 개방돼 있는 중국시장에 외국자본에 기반한 병원이 설립돼 운영되고 있는 사례가 많아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특히 중약에 초점을 맞춰 추진되고 있는 SK의 생명공학 사업도 ‘차이니스 메디슨’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병원 직접 설립한다=SK는 올 연말까지 베이징이나 상하이와 같은 주요 도시에 중국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대형병원과 중국의 유수병원(베이징대 의대 부속병원 수준)과 공동으로 합작병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SK가 설립하는 병원은 직접적인 의료서비스 자체만을 목적으로 하거나 당초 구상했던 단순 프랜차이즈 형태에서 나아가 ‘병원 비즈니스 인에이블러(enabler)’ 역할을 지향한다. 즉 개인병원이 전무하다시피한 중국시장에 향후 개업을 원하는 잠재수요와 고급 의료서비스를 기대하는 시장을 겨냥한다는 의미다. 병원개업에 필요한 창업자금 지원이나 개업 컨설팅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분야도 고급 서비스에 해당하는 성형·안과·치과·소아과 등으로 중국 상류층을 대상으로 한다.
◇고급 의료시장을 공략하라=SK의 이런 구상은 중국 의료시장이 과거 사회주의 체제에 만들어진 기초의료서비스와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 이후 도입한 고급 의료서비스 시장으로 이원화돼 있다는 특성에 기초한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1차 의원은 의사만이 개업할 수 있고, 2·3차 의료기관은 수익을 추구하는 법인이 설립할 수 없도록 제한을 두고 있는 반면 중국은 ‘자본이 병원을 소유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돼 있다. 이미 외국자본과 중국자본이 7 대 3의 비율로 투자돼 설립된 합작병원은 12개에 이른다.
SK 관계자는 “국내 의료시장이 개방되면 외국의 거대 의료서비스 기관들의 진출을 막을 수 없다”며 “지금 당장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 국내 의료기관과 마찰을 빚는 것보다는 국내 병원과 협력해 중국시장에 우선 진출한 후 추후 국내시장에 진출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