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외국계 주주와의 의견차이로, 하이닉스반도체는 매각과 관련한 불확실성으로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3일 연속 하락하며 21일 33만8000원으로 마감됐고 하이닉스도 6일 연속 주가가 떨어져 1560원으로 장을 마쳤다.
반도체 현물 가격의 연일 강세와 북미반도체장비 주문·출하비율(BB율)의 6개월 연속 상승 등 업황 개선 신호들은 나타나고 있지만 주가는 단기 상승후 추가 모멘텀이 없는 상황인데다 개별 문제가 불거져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8일 개최될 주주총회에서 ‘발행후 10년이 경과된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정관조항 삭제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 우선주의 2%를 갖고 있는 엘리엇어소시에이츠와 마찰을 빚고 있다. 엘리엇측은 “삼성전자가 97년 이전 발행된 우선주에 대해 전환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정관상에는 법 개정 신설 이전에 발행된 우선주는 전환되지 못한다는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조항이 생긴 후 발행된 우선주가 단 1주도 없고 이미 여러 회사들이 이같은 조항을 별탈없이 삭제해왔다는 점을 들어 이번 조치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대응했다. 또 엘리엇과의 개별 접촉이나 별도의 대응도 준비하지 않고 있다. 국내 애널리스트들도 대부분 엘리엇측의 주장에 설득력이 없으며 다른 외국인 주주들도 큰 문제를 삼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 삼성전자의 주장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주총을 불과 1주일여 앞둔 삼성전자로서는 작은 문제라도 ‘주주간 갈등’으로 비쳐지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20일 외국인 투자가들이 삼성전자 주식 82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으며 21일에도 우선주 272억원과 897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이틀 연속 거래소 외국인 순매도 1위에 올려놓은 것이 이 문제와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하이닉스는 △40억달러에 매각 임박 △마이크론의 추가요구 △독자생존 가능성 확대 △금융권의 조속한 매각 필요성 대두 등 다양한 목소리가 혼재한 가운데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식시장에서 주가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시 한 관계자는 “증시에서 실적부진보다 더 큰 악재는 불확실성이다”라며 “하이닉스에 대해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놓고 있으며 빠른 결론을 얻지 못하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혼돈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