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ing Up]HDCD

 음반을 산다고 하면 보통 CD를 생각한다. CD가 등장한 지 벌써 20년이나 됐다고 하니 음악 혹은 음반=CD라는 공식이 어색하지 않은 것도 당연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CD도 다음 세대에 자리를 내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CD는 이제 과도기적인 포맷이란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좀더 나은 음질을 듣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열망을 반영해 여러가지 포맷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CD를 대체할 새로운 음반매체로 여러가지 포맷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슈퍼아날로그CD나 이제는 꽤 익숙해진 DVD오디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과 함께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세를 넓혀가고 있는 게 바로 HDCD(High Definition Compatible Digital).

 미국의 키스 존슨과 플래시 플라우머라는 오디오 엔지니어가 모여 만들었다는 HDCD는 5, 6년 전에 소개됐지만 대중화의 기미를 보이기는 최근의 일이다.

 인터넷 음반 쇼핑몰에 들어가서 ‘HDCD’란 검색어를 넣어보면 알겠지만 요즘 레코드숍에 가보면 HDCD 형태로 나온 음반을 꽤 많이 접할 수 있다. 대부분 수입 음반인 HDCD는 특히 음질을 따지는 클래식 종류가 많다. 레퍼런스 리코딩스라는 레이블은 모든 신보를 HDCD로 내놓고 있고 소니 역시 몇 개의 음반을 HDCD 형태로 선보이고 있다.

 HDCD는 음질이 기존 CD보다 뛰어나다는 것 외에 가격이 일반 CD와 비슷하고 호환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우선 HDCD는 분해능력 20비트와 192㎑의 재생주파수로 음질이 월등하다. 분해능력 16비트, 44.1㎑의 재생주파수에 불만을 가졌던 사용자라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HDCD는 또 다른 포맷과는 달리 압축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음질이 좋다. 압축할 경우 인코딩할 때와 디코딩할 때 음질의 변화가 생기게 마련인데 HDCD는 이런 압축과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DVD포맷처럼 5채널 녹음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긴 하지만 CD와 거의 완벽하게 호환되는 점이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다른 음반포맷과 달리 HDCD는 기존 CD플레이어나 PC용 CD롬 드라이브에서도 재생할 수 있다. HDCD 재생용으로 나온 별도의 플레이어에서 일반 CD를 재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런 HDCD의 장점 때문인지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디어플레이어 최신버전은 HDCD 재생을 지원한다.

 저렴한 가격도 구미가 당기는 부분이다. HDCD는 일반 CD와 가격차가 거의 없어 부담스럽지 않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