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X박스를 원가에도 못미치게 팔면서도 광고마케팅 비용으로만 5억달러를 책정하는 등 X박스에 자금을 쏟아 붇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MS가 부가가치가 높은 게임 타이틀을 통해 X박스에서 본 손실을 충분히 만회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원활치 않는 타이틀 공급 문제를 들어 MS가 단기간에 타이틀 분야에서 매출을 올리기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MS는 출시당일 12종의 일본판 타이틀을 내놓았을 뿐이다. 이에 비해 플레이스테이션2(PS2)용 일본판 타이틀은 무려 400여종으로 X박스 타이틀에 비해 수십배에 달한다.
이와 관련, ING베어링스의 애널리스트인 리사 스파이서는 “X박스 게임 타이틀은 괜찮게 짜여져 있기는 하지만 경쟁사에서는 볼 수 없는 핵심 게임 타이틀은 없다”고 평가했다.
이를 의식해 MS는 X박스가 PS2에 비해 타이틀 제작이 쉽고 개발 비용도 적기 때문에 조만간 소니 못지 않은 다양한 게임을 선보일 수 있다며 연말까지 100개 타이틀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MS재팬의 관리이사인 오우라 히로히사는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타이틀 확보에 주력하고 기술력을 갖춘 소규모 타이틀 개발업체 인수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MS가 적자 비즈니스인 X박스에 기대를 거는 또 하나의 이유는 X박스를 홈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자리매김시켜 온라인 게임 등과 같은 새로운 사용자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홈 엔터테인먼트는 MS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 X박스는 8Gb의 하드디스크와 이더넷 포트 등을 내장하고 있는 반면 닌텐도는 아예 충실한 게임기임을 강조하고 있다. 소니는 홈 엔터테인먼트를 표방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1만8000엔이나 하는 별도의 모듈을 구입해야만 한다. 별도 모듈은 이더넷 포트와 40Gb 하드디스크를 갖췄으며 4월께 출시된다.
MS는 홈 엔터테인먼트 분야 강화를 위해 지난해 일본의 NTT와 온라인 분야의 제휴를 맺었다. 또 이에 대항해 소니는 지난해 12월 NTT의 자회사인 NTT브로드밴드이니셔티브와 PS2 게이밍 서비스를 오는 4월부터 출범키로 합의한데 이어 지난 12월에는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야휴재팬과도 광대역 네트워크 서비스 분야 제휴를 이끌어내 MS보다 전략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와 관련,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의 애널리스트인 제이 데피보는 “온라인 게임은 앞으로 몇년간 게임 업체들에 상당한 수익을 올려다 줄 것”이라며 “게임기의 성공여부는 온라인 게임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