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 SF영화 `메카`

 대덕밸리가 국내 유명 영화제작사들로부터 특수효과 제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싸이더스·유니코리아픽쳐스 등 국내 유명 영화제작사들은 그동안 막대한 외화를 들여가면서 일본과 호주 등 선진국에서 특수효과를 제작해오던 데서 탈피, 대덕밸리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처럼 대덕밸리가 영화제작자들로부터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영화산업에 있어 최신 과학기술이 접목된 디지털 특수효과가 영화 흥행의 핵심요소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덕밸리의 경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비롯한 항공우주연, 화학·표준연 등 국내 유명 연구소와 음향 등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춘 벤처기업 등이 포진돼 애니메이션 및 SF영화 제작 등에 필요한 특수효과 기술을 수시로 자문받을 수 있다는 점도 영화제작자들이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다.

 ‘8월의 크리스마스’를 비롯, ‘화산고’ ‘무사’ ‘봄날은 간다’ 등으로 유명한 싸이더스는 지난 1월 중순부터 ETRI의 가상현실연구부에서 운영중인 모션컨트롤 카메라용 스튜디오를 빌려 영화 ‘발해’를 제작하고 있다. ETRI가 보유한 디지털 특수효과 원천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싸이더스는 향후 ETRI의 기술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오진우 싸이더스 특수효과 감독은 “대덕밸리는 영화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특수효과 기술을 자문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충분히 준비돼 있다”며 “이곳 엔지니어들과 영화제작자들이 머리를 맞댄다면 급성장중인 국내 영화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려놓는 데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코리아픽쳐스(대표 최인기)는 현재 촬영중인 애니메이션 영화 ‘바리공주’의 음향과 3D 사운드 소프트웨어, 게임엔진 등 특수효과 기술 제작을 위해 대덕밸리 3D 입체음향 전문벤처 이머시스(대표 김풍민), ETRI와의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인기 유니코리아픽쳐스 사장은 이머시스의 탁월한 음향기술에 반해 조만간 협의를 마치고 영화 제작에 참여시키는 방안까지 모색하고 있다.

 국내 구전설화를 바탕으로 한 ‘바리공주’를 애니메이션 외에도 게임화하는 방안을 구상중인 최 사장은 ETRI의 모션컨트롤 카메라용 스튜디오를 빌려 제작하는 한편, ETRI의 기술력을 활용해 다양한 게임 방식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최인기 사장은 “우리의 정보기술(IT) 능력이 이정도로 발전했다는 것을 대덕밸리를 돌아본 후 비로소 알게 됐다”며 “영화제작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대전시에서도 영화인들을 대덕밸리로 흡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