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중소기업인 페이뱅크(대표 장중혁)로부터 무선전자지불서비스에 대한 특허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서비스 개발자인 티지코프(대표 정정태)가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사건의 발단은 현재 SK텔레콤이 제공하고 있는 무선전자지불 서비스에 대해 페이뱅크측이 자사가 취득한 특허에 저촉된다며 법원에 서비스중지 가처분신청을 준비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이에 대해 SK텔레콤측은 페이뱅크가 가처분신청을 낼 경우 상당부분의 책임은 개발자인 티지코프가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티지코프에 무선 전자지불 관련 서비스 시스템을 도입할 때 체결한 ‘구매계약특수조건’에서 시스템에 관한 지적재산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티지코프가 책임을 지기로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티지코프측은 서비스 개발에는 참여했지만 특허문제는 서비스 주체인 SK텔레콤이 해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양사가 전자지불 관련 아이디어와 사상 등에 관해 함께 논의했지만 특허문제에는 서비스 주체인 SK텔레콤이 전면에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더욱 답답한 일은 SK텔레콤이 현재 티지코프에 17억원을 투자한 주주이자, 무선 전자지불 사업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 따라서 양측이 무조건 상대방에 책임을 미룰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나 티지코프 모두 이 문제로부터 완전히 손을 떼기는 어렵고 법정공방으로까지 확대될 경우에 대비해 양사가 유기적인 협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지코프측도 “SK텔레콤이 전면에 나설 경우 기술적인 지원은 티지코프가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해 협력의 여지를 보였다.
한편 SK텔레콤과 페이뱅크 특허공방은 지난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페이뱅크는 당시 ‘무선통신 단말기를 이용한 무선망 전자거래 시스템을 이용한 전자거래 방법’에 대한 특허를 획득, SK텔레콤을 상대로 특허침해 경고장을 발송했다. SK텔레콤은 페이뱅크의 특허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이미 국내외에 관련기술 특허가 나온 상황이라며 페이뱅크 특허에 대한 ‘무효취지’ 이의를 특허청에 제기했으나 지난 1월말 기각됐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