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CEO]티아이솜 김수진사장

 “새벽까지 지속되는 술자리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불편함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계약이나 협상을 진행할 때 상대방이 호감을 가지기 때문에 부드럽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등 좋은 점이 더 많습니다.”

 성형 시뮬레이션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및 성형 미용포털인 ‘미메이크(http://www.mimake.com)’의 운영업체 티아이솜의 김수진 사장(38)은 일 욕심이 여느 남성 CEO 못지않다.

 지난 87년 대한항공시스템부를 시작으로 삼도데이타시스템 등에서 프로그래머로 활동해온 김사장은 지난 96년 직장 동료였던 오혁 사장과 함께 옥션의 전신인 일사랑정보를 창업하면서 경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또 99년 미래와산업이 옥션을 인수할 당시 투자대상에서 제외됐던 시스템사업부를 독립시켜 현재의 티아이솜이 있게 한 주인공도 바로 김 사장이다.

 김 사장은 시스템통합(SI) 용역업체로 출범한 티아이솜을 제대로 된 벤처로 키우기 위해 2000년 한해 동안 클라이언트서버(CS) 환경에 익숙해 있던 사내 개발자들을 모두 웹 개발인력으로 바꾸는 과감한 인적 쇄신을 가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사진 한장만 있으면 인터넷을 통해 가상의 세계에서 마음대로 성형수술을 해볼 수 있는 성형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사이코스메틱(Cycosmetic)’을 개발했다. 또 이를 계기로 성형미용 포털인 미메이크도 개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이 여세를 몰아 그는 중국시장의 문을 두드릴 꿈도 갖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사장의 올해 가장 큰 목표는 중국시장 진출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중국내 현지법인을 설립해 SI 개발사업을 벌이는 동시에 교육전문업체 에듀프라자와 함께 컴퓨터·영어·미용 등 다양한 실용교육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교육사업도 전개할 예정이다.

 “중국시장을 공략하지 않고서는 비전은 없습니다. 그래서 지난 1월 중국 산둥(山東)성 둥잉(東營)시 인민정부와 이를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했습니다."

 일에 몰두하는 김수진 사장은 “여성 CEO들 각자는 똑똑하고 야무지게 사업을 하고 있지만 자신의 인맥을 엮어가는 데는 좀 서투른 것이 사실”이라며 “여성들도 사업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변에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김 사장의 목소리에는 힘과 패기가 담겨 있다.

 <글=김순기기자 sonnkkim@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