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파워 리더>이규웅 다모임 사장

“부풀리지 않고 간단히 말하겠습니다.”

 수많은 비즈니스 중에서 인터넷동창회를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이규웅 다모임 사장(38)의 첫마디다. 이 한마디에서 그는 분명 ‘입심 좋은’ 대다수 인터넷기업(혹은 벤처기업) 사장들과는 다른 인상이 내비친다.

 N세대 중심의 동창회 사이트 다모임은 지난해말 선두였던 아이러브스쿨이 경영권 문제로 몸살을 앓고 난 이후 급부상했다. 특히 전국의 중·고교 재학생들로 구성된 동호회가 거의 빠짐없이 등록돼 있을 정도로 10대들에게는 독보적 위치에 올라 있다. 다모임에 대한 대기업들의 ‘M&A 러브콜’이 심상치 않다는 소문이 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규웅 사장은 오히려 “1억원으로 출발한 회사가 큰 탈 없이 유지된 것은 순전히 ‘운’이었다”며 겸손해 한다. 이제는 ‘뻐길만’한 때도 됐는데 말이다.

 다모임은 지난 99년 10월 서울 여의도의 한 작은 사무실에서 단 2명으로 출발했다. 처음에는 회원대상을 대학생 이상으로 하려던 것을 오프라인 커뮤니티가 가장 활발한 고교생 중심으로 변경해 서비스 직후부터 1일 회원 가입 3만명 돌파라는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 다모임은 현재 총회원 700만명을 넘어섰으며 전체 회원 중 고교생을 포함한 N세대가 85%를 차지하고 있다. N세대를 겨냥한 컨셉트가 적중한 것이다. 지난해 유료 아바타 서비스로 수익모델을 굳히기 시작해 지난해 12월 월기준 순익분기를 넘어섰고 올해에는 수십억원의 순익을 예상하는 등 재무적으로도 안정되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부터 ‘세’ 키우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11월에 게임 전문업체 아이캐슬과 제휴를 맺고 이 회사의 최용성 사장을 공동사장으로 영입했다. 아바타로 시작한 수익모델에 10대들이 즐기는 게임을 접목시키고 이를 모바일 분야로 확장시킨다는 전략에서다. 그렇다고 게임을 유료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다. 무료로 제공하되 게임 아이템, 아바타 등 부수적인 것에서 수익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그는 “많은 커뮤니티들이 회원확보 후 전자상거래에만 치중하고 있지만 회원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것”이라며 “회원들이 커뮤니티를 찾는 이유는 ‘놀이’를 찾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게임과 모바일을 집중적으로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창회 사이트 대표답게 최용성 사장을 비롯해 주요 임원들을 자신의 대학과 대학원 동기생들로 영입했다. 뜻이 잘 통하고 믿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회사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그동안 동호회 문화가 짙었던 사내 분위기를 진정한 ‘조직’ 냄새가 나도록 바꾸기 위해 새로운 운영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는 권위적인 인물은 아닌 것 같다. 직원들에게 과도하게(?) 솔직하다. 매년 M&A 추진 사실을 발표했으며 앞으로도 숨길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업계에 불어닥치고 있는 ‘합종연횡’ 바람을 피하지 않고 동참할 생각이라고 스스럼없이 밝혔다. 직원들과 같이 생각을 나누고 회사의 수익모델도 같이 고민해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경영원칙이다. 10대들의 동창회를 이끄는 거품 없고 솔직한 이규웅 사장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