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개발을 효율화·신속화하기 위해서는 건물의 설계사에 해당하는 정보시스템 아키텍트(architect) 양성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SW개발의 효율성이 강조되면서 정보시스템 개발방식이 컴포넌트기반개발(CBD), 모델지향아키텍처(MDA) 등 전체 설계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지만 이를 현장에서 구현해 주는 전문 아키텍트가 거의 없어 효율적인 SW개발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그동안 프로그래머 양성 위주로 진행돼 온 국내 IT인력 육성 정책의 문제점과 방향을 함께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프로젝트매니저(PM)급은 물론 CIO나 CTO레벨에서도 아키텍트 능력을 기본으로 삼고 있지만 이에 관심이 높은 한국ITA협의회, 한국소프트웨어컴포넌트컨소시엄(KCSC) 등 유관기관과 한국솔루션센터 등 관련 업체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SW의 아키텍처 설계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컴포넌트형 개발형태로 이전하고 있는 최근 추세에서는 아키텍트 역할이 더욱 중요하나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보니 개별 컴포넌트는 쌓이는데 유기적인 결합력은 오히려 떨어져 재사용을 장점으로 하는 CBD의 혁신성이 무색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키텍트는 건물을 지을 때 설계사가 설계도면을 먼저 그려 기초공사의 뼈대를 잡는 것처럼 정보시스템 개발에서 전체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사람으로 미국에서는 아예 CSA(Chief Software Architecture)라는 별도 임원을 두고 있는 경우도 많으며 빌 게이츠 MS 회장 역시 CSA를 맡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체계적이지는 아니지만 이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은 일고 있다.
지난해 말 발족한 한국ITA협의회(회장 황종선)는 올해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로 교육사업을 진행한다. 우선 고급 아키텍트 양성을 위주로 교육을 진행할 방침이며 이를 위해 올해 두 번의 IT아키텍트 교육과정을 계획하고 있다.
KCSC(회장 오길록)는 올해 이뤄지는 CBD 교육에서 이 같은 내용을 결합해 선임 개발자들이 아키텍트로 옮겨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할 방침이며 오는 3월말 개최하는 MDA 관련 국제 세미나를 통해서도 아키텍트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TA(Technical Architect) 컨설턴트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IT아키텍처 전문업체인 한국솔루션센터 역시 올해 CIO, IT컨설턴트, 정보기획가, 7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선임 엔지니어 등을 대상으로 TA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솔루션센터 박성범 사장은 “아키텍트가 아직까지 제대로 양성되지 않아 재사용보다는 무조건 갈아엎는 식의 정보시스템 구축이 만연해 있다”며 “점점 복잡해지면서 빠른 개발을 요구하는 정보시스템 개발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아키텍트 양성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