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IBM號 어디로 가나

 LGIBM이 지난달 PC사업본부장을 이행일 상무로 교체한데 이어 이번에 대표이사까지 새로 선임함으로써 향후 LGIBM의 진로에 대해 PC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IBM의 전략을 좌우할 인물들이 모두 새인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변보경 사장의 사임은 의외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아직 사장 임기가 1년 반 가까이 남은 데다가 지난 96년 LGIBM을 설립할 당시 이를 주도한 인물이 변보경 사장 본인이어서 그 만큼 LGIBM에 대한 애정이 많았기 때문이다.

 LGIBM측은 “일신상의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며 “IBM으로도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PC업계 한 관계자는 변보경 사장의 사임에 대해 “양 주주사들의 입김이 너무 강해 LGIBM이 독자적인 사업을 꾸려가는 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며 “특히 도와줘야 할 친정인 IBM에서 사사건건 태클을 거는 데 더욱 실망한 것 같다”고 사임이유를 찾기도 했다.

 LGIBM의 새 선장을 맡게된 조정태 사장은 앞으로 어려운 길을 걸어야 할 것 같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의 지난해 4분기 국내 PC시장 자료에 따르면 LGIBM은 노트북 PC에서 삼보에 3위를 내주고 4위로 내려앉았으며 데스크톱 PC부분에서는 지난해 내내 현주에 3위를 내준 채 주연테크컴퓨터에 4위자리까지 위협받는 실정이다.

 LGIBM이 올해에도 기존의 수익기조 정책만을 고수할 경우 시장점유율 측면에서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나 삼보, 컴팩코리아 등 주요 PC업체들이 수익률을 중요시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가격 드라이브를 걸듯이 적정한 수익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시장점유율이 밑바탕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PC브랜드 선호도 조사를 해보면 삼보와 LGIBM간 브랜드 선호도 차이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LGIBM이 어떤 전략을 구사하느냐에 따라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조정태 사장의 가장 큰 임무는 어쩌면 외부와의 싸움이 아니라 독자적인 사업전략을 전개할 수 있는 기반마련이 우선인 듯 하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