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사, 대형 할인점 `끌어안기` 적극 나섰다

 전자 양판점에 이어 대형 할인점이 가전 유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가전 3사가 그간 견제 위주의 전략을 구사해온 데서 벗어나 대형 할인점 끌어안기에 나서서 주목된다.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가전 3사는 올해부터 이마트·까르푸·롯데마그넷 등 대형 할인점들의 입맛에 맞는 저가 보급형 제품을 별도로 개발·공급함으로써 대형 할인점을 통한 매출 극대화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형 할인점이 전속 대리점과 전자 양판점에 이어 제 3의 가전 유통채널로 확고히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가전 3사는 전자 양판점이 요구하는 가격·기능·디자인을 채택한 양판점 전용 모델을 공급해온 반면 대형 할인점에 대해선 가전 제품을 미끼상품으로 이용해 가격파괴를 일삼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제공 공급을 꺼리거나 단순히 모델 수만 바꾼 기존 제품을 공급하는 등 견제 위주의 영업전략을 견지해왔다.

 따라서 가전 3사가 대형 할인점을 위해 가격·기능·디자인을 특화한 제품을 공급키로 한 것은 점차 가전 유통에서 시장 지배력이 확대되는 대형 할인점을 유통채널의 한 축으로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앞으로 가전 유통 시장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가전 3사는 앞으로 전속 대리점과 전자 양판점에는 중고가 제품을, 대형 할인점에는 염가형 제품을 각각 공급함으로써 유통 채널간 과도한 출혈 경쟁을 사전에 차단, 영업이익을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3월부터 20인치 이하 완전평면 TV·김치냉장고·일반 냉장고 등 일부 품목에 한해 기능이 단순한 대신 값이 저렴한 할인점 전용 모델을 별도로 개발, 공급함으로써 대형 할인점을 통한 매출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LG전자(대표 구자홍)도 20·29인치 TV와 일반 냉장고·김치냉장고 등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할인점 전용의 염가형 모델을 별도로 개발, 다음달부터 공급하고 점차 품목 수를 확대·운영키로 했다.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대형 할인점인 이마트에 TV·VCR 등 제품을 이마트의 PB상품인 ‘시네마오페라’란 브랜드로 독점 공급해온 대우전자(대표 장기형)도 향후 김치냉장고 등으로 품목과 모델을 확대하는 등 대형 할인점을 주요 유통채널로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