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소비자들에게 ‘파빌리온’이라는 브랜드를 알리고 유통망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는 이러한 자산을 바탕으로 국내 홈PC시장에서 5위권내에 진입할 계획입니다.”
한국HP가 국내에서 홈PC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흘렀다. 한편에서는 아직까지 미미한 판매대수를 들어 실패작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반면 또 다른 한쪽에서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는 것이 사실.
한국HP 컨슈머사업본부장 이기봉 전무는 1년간의 결과에 대해 “파빌리온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켜줬고 고객만족도 1위를 차지한 데 만족한다”며 “판매대수도 지난해 사업초기에는 2000대에 그쳤으나 지난달에는 6000대를 판매했다”고 결코 적은 판매량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전무가 특히 만족하는 부분은 저가 정책을 쓰지 않고도 이같은 판매량을 기록한 점이다. 여기에는 입소문을 타고 파빌리온이 좋다는 구전마케팅이 한몫 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 전무는 “오는 가을쯤이면 PC판매를 위한 유통망, AS망 등 인프라가 완벽히 구축된다”며 “가을쯤에는 HP가 국내 PC업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러한 자신감에는 국내 업체들에 비해 앞서가고 있는 디자인, 그리고 HP의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과 연계를 통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아직까지 가격 드라이브를 하지 않고 있지만 HP의 바잉파워(구매력)를 감안하면 국내 업체들보다도 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며 “이르면 가을, 늦어도 내년쯤에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가격드라이브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노트북PC사업과 관련해서는 “컴팩과의 합병이라는 변수가 있어 이를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가을께는 어떤 식으로든 노트북PC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전무는 “한국HP가 예전에 시장 요구를 냉정히 판단하지 못한 채 오버페이스를 해 실패한 경험이 있다”며 “이 경험은 우리에게는 큰 자산이며 단기간내에 실적에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홈PC에서 새 강자로 부상하는 한국HP, 그리고 노트북PC에서 2위 자리를 굳힌 컴팩코리아, 두 회사가 예정대로 합쳐질 경우 하반기 국내 PC시장 변화의 핵은 이들 업체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