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유망기술 `RT(방사선기술)`가 뜬다

 방사선기술(RT:Radiation Technolgy)이 정보기술(IT)·나노기술(NT)·생명기술(BT)과의 결합을 시도하며 새로운 기술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추진 중인 나노팹(공용시설)이 설치되면 레이저나 전자빔·중이온빔·양성자빔·이온주입 등의 기술 이용이 필수적이어서 RT 관련 시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소가 ‘RT 메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5일 한국원자력연구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사선을 기반으로 하는 RT는 빛·하전입자 빔·중성입자빔의 생산과 이용기술을 포함하는 종합기술로 IT·NT·BT 개발의 토대가 돼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보조시설이라는 이유로 과학기술계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던 분야다.

 RT가 IT나 NT·BT와 관련있는 연구 분야는 물질의 근원 및 신에너지 기술 개발, 테라급 나노소자 개발 등을 연구하는 감마선·엑스선·레이저·방사광·중이온·양성자·전자 및 양전자·중성자·뉴트리노 등으로 광범위하다.

 IT 분야에서는 중성자기술이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력용 대구경 반도체 도핑, 군사용 반도체 도핑, 탄소나노튜브 및 유기박막 개발, 고밀도 자기 메모리 소자, 거대자기저항 재료 등에 활용되고 있다.

 NT 분야에서는 레이저나 고에너지 이온빔·전자빔·양성자빔 등이 나노분말 및 박막 제조, 표면개질, 나노복합체, 반도체 소자 특성제어, 나노측정 등의 분야에 쓰이고 있으며 BT 분야에서는 중성자나 엑스선·양성자빔 등이 바이오칩이나 센서 개발, 생체분자(DNA·단백질) 구조분석, 생물학적 신호전달 연구에 없어서는 안될 기술이다.

 이에 따라 원자력연은 RT 개발과 연구소 시설의 연계 활용 방안을 마련하고, 분야별 기술 지원에 나서고 있다.

 원자력연이 RT와 관련해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장비는 30㎿급 다목적 연구로인 ‘하나로’로 나노 및 생체구조 분석기술 개발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오는 2004년까지 설립 완료 예정인 첨단 방사선이용연구센터가 들어서면 신기능 방사선치료기술 및 발암·노화억제 기능성 식품기술 등의 개발이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중장기사업으로 추진 중인 20MeV급 양성자 빔 발생장치가 개발되면 나노 가공기술이나 차세대 전력반도체 개량 등 첨단산업기술, 고출력 레이저는 고속비행체, 연소, 기체 동역학연구용 고속촬영시스템 기술 등에 활용된다.

 방사선 이용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 2000년 기준 3200억달러로 추정되며 미국·유럽·일본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방사선산업과 관련한 경제적 파급 효과는 지난 97년에만 각각 182조, 78조원이며 GDP 대비 각각 1.5%, 1%를 차지하고 있다.

 원자력연 박경배 하나로이용연구단장은 “핵의학 이용 분야의 경우 90년대 이후 관련 시장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대되는 등 향후 20년간 매년 10% 내외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항공기·자동차산업·화학산업 등의 산업적 이용 추세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