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상품, 보상판매라고 해서 무조건 싼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 주기판·모니터·프린터·이동전화 업체를 중심으로 수요를 촉진하기 위한 패키지 판매와 보상판매가 줄을 잇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혜택이 없는 경우가 많아 구입시 주의가 요망된다.
패키지 상품의 경우 재고 또는 비인기 상품을 처리하는 용도로 기획되는 경우가 많은데다 패키지라고 해서 따로따로 사는 것보다 가격적으로도 별로 나을 게 없다는 것이다. 보상판매 역시 보상금액이 터무니없이 적어 보상을 받으나마나 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사은행사를 열어 주기판·그래픽카드 패키지를 판매한 U사의 경우 총 2만세트를 판매하는 쾌거를 거뒀지만 소비자들로부터는 그다지 호응을 얻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주기판은 꽤 유명한 제품인 반면, 패키지에 포함된 그래픽카드는 게임을 중시하는 이들에게는 비인기 품목인 탓이다.
이 때문에 이 회사의 패키지 상품은 시중에 출시되자마자 주기판과 그래픽카드가 따로 판매됐다. 쉽게 판매하려는 도매상들의 욕심도 있었지만 패키지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았던 것이 주된 이유다.
이 회사의 패키지 상품을 판매했던 한 상인은 “많은 소비자들이 이 회사의 주기판을 선호하는 반면 그래픽카드는 다른 제품을 원해 패키지 상태로 판매하지 않고 분리해 따로 판매했다”며 “그래픽카드는 아직까지도 모두 처분하지 못해 재고로 남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주기판·쿨러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던 S사는 행사를 실시하면서 “패키지를 구입하면 각각 구입하는 것보다 1만5000원 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절감폭이 1만원 이하였다. 업체는 정가 기준으로 절감폭을 계산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정가 이하에 판매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보상판매도 허울만 좋다. 주기판업체인 Z사는 최근 보상판매를 실시하면서 694X·815 등 구형 주기판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주기판-CPU 패키지를 26만원에 내놓았지만 같은 제품을 시중에서 따로 구입해도 27만5000원 정도면 살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보상금액은 겨우 1만5000원밖에 되지 않는다.
PC와 이동전화 업체들이 실시하고 있는 보상판매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보상금액을 임의로 책정해 적용하고 있으며 보상금액도 중고시장에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낮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모니터·프린터 업체들도 경쟁적으로 패키지 및 보상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모두 싸다고 볼 수는 없다”며 “구입하기에 앞서 구성상품이나 가격조건 등을 꼼꼼히 비교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