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들이 기업구조조정 사업에 대한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26일 산업자원부와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올해 2조원 규모로의 성장이 예상되는 기업구조조정 시장을 잡기 위해 벤처캐피털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KTB네트워크 등 기존 벤처캐피털들은 신규 펀드 결성을 통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기업 계열 창투사까지 구조조정 업무에 뛰어들었다.
또 그동안 단순 민간 협의체 성격에 그쳤던 한국기업구조조정협의회(KACRC)가 다음달 말 사단법인으로 공식 출범, 기업구조조정 활성화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국내 최대 기업구조조정 회사인 KTB네트워크(대표 백기웅)는 지난달 연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 알리안츠 등과 550억원 규모의 KTB10호 기업구조조정조합을 결성한 데 이어 지난 25일 221억원의 올해 첫 신규투자를 단행했다. 올해 1700억원의 구조조정조합을 결성할 계획인 이 회사는 구조조정업무 강화를 위해 최근 전문인력을 충원, 구조조정사업팀을 사업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대기업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두산 계열 창투사인 네오플럭스캐피탈은 인큐베이팅 전문업체인 엔셰이퍼 통합을 추진,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로의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자본금 250억원으로 새롭게 출범하게 될 네오플럭스캐피탈은 전 기획예산처 국장 출신의 정지택씨(현 두산 IT담당 사장 겸임)와 전 매킨지 서울사무소 파트너 김용성씨가 공동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이 회사는 앞으로 구조조정으로 투자기업의 장기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창업 투자에서 경영 컨설팅에 이르기까지 경영 전반에 대한 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또 기업구조조정 업무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지속적으로 기업금융과 인수합병(M&A) 부문 전문인력을 추가 영입중이다. 이 회사는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겸업허용 시점(창투사 설립후 2년)이 경과되는 오는 4월 산자부에 정식 등록,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갈 계획이다.
IMM창투의 관계사인 IMM파트너스(대표 송인준)도 최근 프로젝트 방식으로 1개의 투자를 단행한데 이어 추가로 1개의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현재 320억원 규모의 펀드를 이미 구성했으며 앞으로 프로젝트 추진결과에 따라 2∼3개의 펀드를 추가로 결성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외국의 유명 투자회사로부터 출자 제의도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게 송 사장의 설명이다.
지난해말부터 구조조정업무를 시작한 산은캐피탈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올해 1000억원의 자금을 구조조정분야에 투자하기로 한 산은캐피탈은 최근 300억원 규모의 첫 투자를 결정한 상태다. 산은캐피탈은 이와 함께 다음달 중 50억원 규모의 1호 구조조정펀드를 결성하고 4월에는 100억∼200억원 규모의 2호 조합을 결성할 계획이다. 또 연말까지 총 70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펀드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밖에 한국기술투자는 올해 200억원 규모의 2개의 구조조정조합 결성, 총 250억원의 신규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IMM파트너스의 송인준 사장은 “현재 구조조정분야에 투자하려는 시중 자금은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단순한 머니게임식의 투자패턴에서 벗어나 기업의 경쟁력 회복에 중점을 둔 본격적인 기업구조조정 업무가 꽃을 피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