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는 이미 다져진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응용연구개발을 강화하는 과학기술정책을 펼치고 있다. 1365년 설립돼 기초과학연구의 산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시내 중심가의 비엔나공과대학.
오스트리아는 1850년대 산업혁명기부터 과학기술 분야에서 우수한 연구업적을 축적해왔다. 그레고르 멘델(Gregor Mendel)의 유전법칙을 비롯해 산업용 프로펠러·타이프라이터·재봉틀 등이 오스트리아인에 의해 최초로 발명됐다.
근세에 와서도 생물·의학·기계·철강·핵물리 분야 등에서 많은 기술 발전을 이룩했다. 특히 노벨상 수상자를 16인 배출할 정도로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큰 공헌을 했다. 노벨상 수상자 중 13인이 과학기술 분야며 이 중 의학상 6인, 화학상 4인, 물리학상 3인 등으로 기초과학에 강점을 갖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최근 해외 기술 도입에 한계가 있음을 감안해 기술정책의 초점을 기술혁신 및 국제협력에 맞추고 대학 중심의 연구활동으로 다져진 기초과학 기반에서 응용연구개발을 강화하는 형태의 기술혁신을 지향하고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현대사회의 생산요소 중 가장 중요한 인자는 지식이라는 인식 아래 지식기반 경제를 모토로 이를 관련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지난 95년 1월 EU 가입으로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국제화 계기가 마련됐으며, 이를 최대한 활용키 위해 연구개발의 정책 방향을 최근 재정립한 바 있다. 2000년 7월 오스트리아 정부는 새로운 과학기술 혁신정책 방향(Declaration of the Federal Government on Current Issues in Research and Technology Policy)을 발표했다.
혁신정책 방향의 주요 내용은 GNP 대비 연구개발 투자를 2002년 2.0%에서 2005년까지 2.5%로 제고하고, 연구개발 행정의 체계적 추진을 위해 ‘연구기술개발위원회(Council for Research and Technology Development)’를 설치한 것이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연구개발 투자 확대 목표 달성을 위해 앞으로 3년간 70억실링의 추가예산을 확보, 산업체에 대한 지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정책의 신개념 방향을 △핵심기술의 공급 확산을 통한 총체적 기술경쟁력 향상 △소규모 과학사업의 전략적 육성 △유망 연구집단에 대한 집중지원 △연구 효율성 강화 및 연구 주체간 연계체제 구축 등으로 정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 시책을 체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는 현재 2194개의 연구기관이 있으며 이 중 1031개가 대학에, 728개는 산업체에 소재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는 대학 및 과학원(Austrian Academy of Science)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응용연구는 연방연구소·비영리연구기관·산업체연구기관 등에서 분야와 기능에 맞춰 추진되고 있다.
1847년 설립된 오스트리아과학원은 유럽의 전통적인 기초과학연구기관 형태며 18개 연구소, 3개 연구센터, 45개 과학위원회(Scientific Commision)로 구성돼 있다. 외국의 유명과학자도 회원으로 받고 있으며 CERN·ESA·IIASA와 같은 세계적 연구기관과도 협력관계를 맺고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작은 나라로서 과학기술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국제적 연구협력이 중요하다는 인식으로 양자 및 다자협력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87년이후 EU 공동연구협력사업(EU-Framework Programmes for Research and Technological Development)에 부분적으로 참여해왔으며, 96년 이후에는 EU 회원국으로서 공동연구에 정식으로 참여해 연구기관 및 연구원의 유동성을 높이고 연구결과의 공동활용이 가능케 됐다.
제4차 공동연구협력사업에는 오스트리아가 정보통신·수송·재료·기상·유전공학 분야에서 290개 과제(7500만달러 규모)에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스트리아 정부는 매년 5월 과학교육부 주관으로 10일 정도를 ‘과학주간(Science Week)’으로 정하고 오스트리아 전역에 걸쳐 다양한 과학기술 행사를 개최하는 등을 통해 어렵고 지루하게 여겨지는 과학을 보다 재미있고 쉽게 이해되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과학기술을 소개하는 등 대국민 과학기술 마인드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김용환 주영과학관 yhk58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