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온라인 우표제` 판정승

 e메일자유모임과 다음커뮤니케이션간 한판 승부가 예고됐던 온라인 우표제 논쟁이 다음의 ‘판정승’으로 끝날 전망이다. e메일자유모임(대표 김경익)은 27일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온라인우표제 자체는 반대하지만 무차별 발송되는 스팸메일을 차단하기 위한 주소정보(IP)등록 실명제에는 적극 동참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실명 IP등록이 온라인우표제를 위한 첫 걸음이라는 점에서 보면 이번 대결은 사실상 다음측의 승리로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e메일자유모임의 ‘항복(?)’ 선언=e메일자유모임측은 “IP실명제는 범람하는 스팸 메일 차단을 위한 유력한 대안으로 업계에서 이미 올초에 제안했던 내용”이라며 “이런 본래의 취지에 따라 다음뿐 아니라 다른 메일 서비스 업체에서 스팸메일 차단을 위해 IP등록을 요구할 경우 관련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자유모임측은 이같은 방침에 따라 지난 26일 이미 200여개의 기업 대량 IP주소를 다음측에 넘겨줬다. 하지만 자유모임은 IP 등록 실명제는 찬성하지만, 메일유료화로 이어지는 온라인우표제는 적극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김경익 자유모임 대표는 “e메일 마케팅 시장을 무분별한 스팸메일로부터 보호하고, 동시에 다음의 메일 서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윈윈’ 차원에서 IP 등록에 나섰다”며 “다음이 이를 무시하고 대량IP에 과금할 경우 최악의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비록 자유모임측이 온라인우표제를 반대한다고 했지만 현재로서는 다음의 과금을 저지할 뾰족한 대안이 없다. 결국 온라인 우표제는 다음의 수순대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본궤도 오른 온라인우표제=다음은 지난주 대량 IP등록을 전제로 온라인 우표제 사업을 강행해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미등록 IP에 대해서는 ‘IP블로킹’이라는 강경 방침을 선언한 이후 25일 마감 시한까지 ‘온라인우표숍’ 등을 통해 실명 등록한 IP가 1776개에 달했다고 밝혔다. 본지 2월27일자 16면 참조

 이 같은 등록 실적에 대해 다음측은 다음의 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대량 메일을 발송하는 IP 대부분이 등록했다며 무척 고무된 분위기다. 다음은 대량 메일 IP를 등록한 업체를 대상으로 앞으로 한 달 동안 과금정책에 관한 협의를 거쳐 3월 중 세부적인 과금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전망과 배경=e메일자유모임이 한걸음 물러나고 다음이 추진했던 IP등록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면서 온라인 우표제는 다음의 계획대로 순항할 전망이다. 또 무분별한 상업성 광고 메일을 줄이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업계의 판단이다. 실제로 다음은 비실명 IP 차단을 발표한 이후 다음으로 수신된 메일 수가 하루 평균 5590만통이었으며, 이 가운데 대량 메일은 81%에 해당하는 4560만통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아직 세부적인 계획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과금을 전제로 하는 IP 등록을 받는데 성공함으로써 다음은 앞으로 온라인 우표제를 적극 도입함으로써 업계에 또한번 ‘메일 유료화’라는 돌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특히 온라인 우표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다른 메일 서비스 업체들도 뒤따를 것으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물론 다음이 어떤 수준에서 우표요금을 정할지, 또 이에 대해 IP를 등록한 업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