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타이드코리아 유봉환 대표가 지난주 전격 사임하고 삼성SDS 컨설팅사업디비젼 이후연 상무가 대표직을 겸직하는 체제로 바뀜에 따라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3월 28일,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보가 e삼성의 지분을 오프라인 관계사에 매각하면서 삼성SDS 자회사로 편입된 오픈타이드코리아는 그해 6월, 웹에이전시 간판을 내리고 컨설팅업체로 변신을 선언하며 대대적인 조직혁신을 단행했다. 가장 큰 변화는 인력이 절반 이상 바뀌었다는 점. 유 대표 역시 20여년 넘게 컨설팅 업계에만 몸을 담아온 경력자로 오픈타이드코리아를 컨설팅사로 변신시키고자 하는 삼성SDS의 ‘의지’로 해석됐다.
오픈타이드코리아를 실제 관장하고 있는 삼성SDS 컨설팅사업디비젼 이후연 상무는 “경영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문책성 인사임을 밝혔다. 이 상무는 “컨설팅조직에 6개월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며 “지난해 오픈타이드코리아가 세웠던 비즈니스 모델에 맞는 실적을 올리지 못해 그에 따른 책임을 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빅5형 IT컨설팅 업체로 키운다’=유 대표의 사임은 단순 경영실적 부진만은 아니다. 오히려 삼성SDS가 오픈타이드코리아의 사업방향과 삼성SDS 컨설팅사업부와 관계를 재차 못박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상무는 오픈타이드코리아에 대해 “PWC나 엑센츄어와 같은 빅 5형 IT컨설팅 업체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상무의 이같은 답변은 오픈타이드코리아의 비즈니스 모델이 삼성SDS 컨설팅사업디비젼이 일찌감치 세운 모델이라는 점에서 삼성SDS의 현 고민이 그대로 반영돼 있음을 시사한다.
PWC나 엑센츄어가 전략컨설팅 영역에 머물러 있지 않은 것은 이미 수년 전이다. 이들이 수행하는 IT컨설팅은 시스템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SI와는 엄격히 다르다. IT가 기업의 고부가가치 사업영역을 개발하는 데 한몫하고, 그에 따른 수익창출 툴로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계 컨설팅사들은 일찌감치 고객의 수요을 파악했다. 문제는 시장의 변화를 알고 있는 삼성SDS에서는 외국계 컨설팅사와 같은 사업을 전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즉 유연한 인력가동, 그에 따른 연봉체계를 구사할 수 없다. 바로 오픈타이드코리아는 삼성SDS가 할 수 없는 그 역할을 부여받은 셈이다.
◇6개월 안에 조직문화를 바꾼다=이 상무는 “사람과 속도가 결정짓는다. 동일한 시장이지만 삼성SDS가 하지 못하는 부분을 오픈타이드는 해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상무는 그 기간을 6개월로 잡고 있다. 즉 유 상무는 6개월간 오픈타이드코리아 대표직을 겸임하며 오픈타이드코리아의 완전 체질개선을 직접 지휘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오픈타이드코리아가 채용한 SAP 인력 20여명은 삼성SDS 프로젝트에 파견돼 있다. 일부에서는 ‘오픈타이드코리아가 삼성SDS의 인력 파견업을 한다’고 평가절하하지만, 삼성SDS가 설정한 ‘빅5 컨설팅사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체제’의 첫 걸음인 셈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