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증시 IT가 이끈다>통신장비 3대 에이스(2)

◆영우통신

영우통신(대표 우병일 http://www.ywtc.com)은 이동통신 중계시스템에서 출발해 초고속 네트워크 장비, 레이저 중계기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유무선 통신장비업체다.

 단말기를 제외한 국내 통신장비 업계가 모두 극심한 실적부진을 겪고있고, 주식시장에서 대부분이 장기 소외주로 평가되고 있지만 영우통신은 국내 통신장비 업계에서는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기업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중계시스템 분야에서는 25%의 시장점유율로 당당히 1위를 지키고 있으며 한국통신 IMT2000 컨소시엄에도 참여, 한국통신과 중계기 분야 기술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도 맺고 있다.

 이동통신 중계시스템 이외에 초고속 네트워크장비 제조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다양한 솔루션도 보유, 명실상부한 종합 통신장비 업체로서의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 2000년 국내 최초로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 시스템 일체를 자체 기술로 개발, 현재 일본·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시범서비스를 진행중이다. 경쟁사의 제품과 비교해 속도와 안정성이 뛰어나 현지 이동통신 관계자들로부터도 호평을 받았다.

 지난 2월에는 KTF의 중계기 납품업체 선정에서 초소형중계기와 대형중계기 분야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 공급권을 낙찰받았다. 수주물량은 올해만 36억원 규모다.

 그밖에 세계 최초로 레이저 중계기를 개발해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중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또 국내 통신장비업체로는 최초로 일본 제2 이동통신사업자인 KDDI와 수출계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중이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일본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이동통신 중계시스템에서 VDSL같은 데이터 네트워크장비, 광전송장비까지 수출하고 있다.

 일본 진출이 성공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영우통신은 중국시장 공략에도 본격 나서고 있다. 이미 중국 닝보버드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생산라인을 구축중으로 중국시장의 폭발적 성장세를 감안, 올해부터는 대규모 수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275억원과 25억7000만원을 기록, 공모 당시 예상했던 실적은 달성하지 못했다. 전년인 2000년보다도 각각 13.2%, 60.6%의 감소세. 하지만 내수시장의 침체 해소시 통신장비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수익성 향상과 주가상승이 기대된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회사측은 올해 중국·일본 등의 수출확대를 통해 500억원의 매출과 75억원의 순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도 영우통신에 대해 지난해 실적은 부진했지만 올해 대폭적인 실적이 가능한 ‘턴어라운드형 기업’으로 지목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영우통신의 최대 강점으로 중계기 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또 현금 보유액이 풍부해 마진율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세원텔레콤

 세원텔레콤(대표 홍성범 http://www.sewon-tele.com)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개선이 가능할 전망이고 유동성과 재무 위험도를 크게 낮춘 점이 부각되고 있다. 또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업체로 대표적인 중국시장 수혜주라는 점도 회사 주가의 상승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굿모닝증권은 세원텔레콤의 지난해 매출이 수출 증가에 따라 전년보다 66.6% 증가한 673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매출 가운데 수출비중은 40%, 내수는 60%를 차지했다. 수출비중 가운데 GSM과 CDMA 단말기는 각각 80%와 20%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확보해 놓은 수출 물량만 중국 닝보버드와 이스트콤에 288만대, 브라질의 바이텔콤에 150만대, 대만의 율리콤에 15만대, 미국의 워피에 50만대, 홍콩 FTI에 200만대 등이 있다. 지난 1월 말에는 중국 단말기 제조업체인 판다와 35만대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영업기반을 중국·홍콩 등 동남아 일대로 확대하고 있다.

 굿모닝증권은 올해 전반적 내수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대량 중국 수출계약으로 인해 보수적인 관점에서도 21.8% 증가한 820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시장이 포화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단말기 교체수요와 중국을 포함한 해외수출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세원텔레콤의 외형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이유로는 해외 주요 단말기업체(노키아·모토로라·에릭슨 등)에 대한 의존도가 전혀 없는 가운데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해외 마케팅을 강화해 시장잠재력이 가장 큰 중화권지역으로 진출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 등이 꼽혔다.

 굿모닝증권은 중소형 단말기업체 중 세원텔레콤이 가장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근거로는 GSM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맥슨전자를 인수해 기술력을 갖췄고 제품 인기도면에서 스카이·카이코코 등 인기 상품을 갖췄다는 점 등을 꼽았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엔화 약세기조도 세원텔레콤에는 수혜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원자재의 일본 수입비중이 53%를 차지하고 있어 엔화약세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

 세원텔레콤의 재무상태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말 아시아지역 전문투자기관인 퍼스트사와 포디엄인베스트로부터 1000만달를 유치했으며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 900만달러 어치를 발행, 단기 재무 위험을 크게 낮췄다. 또 세원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던 기가텔레콤 주식 69만주를 처분한 금액 41억3000만원을 확보, 차입금 규모를 줄여가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차입금 감소효과로 올해 약 40억원의 이자비용 감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상용 굿모닝증권 애널리스트는 “세원텔레콤이 국내 중소형 단말기업체 중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률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하다”며 “올해 수출확대가 기대돼 6개월 목표가를 5200원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팬택

 팬택(대표 박병엽 http://www.pantech.co.kr)은 중국수출을 통해 실적호전이 기대되는 대표적인 중국시장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인수한 현대큐리텔의 선전과 노키아와의 제휴 가능성 등 올해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팬택은 지난 1월 24일 중국 소텍과 닝보버드사에 1억달러 규모의 CDMA단말기 수출계약을 발표했다. 이번 물량으로 팬택의 중국 이동통신단말기 사업자에 대한 단말기 수주총량은 210만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중 지난해 하반기에 25만대가 공급됐고 올해 나머지 185만대의 공급을 준비중이다. 지난해 15% 정도였던 중국수출 비중은 올해 회사 전체매출의 43%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중국 수출용 단말기는 모토로라 공급용보다 70달러 이상 고가에 거래되고 있어 중국비중이 높아질수록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팬택은 이미 GSM단말기 분야에서 닥신, TLC 등도 매출처로 잡고 있다. 통신장비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최근의 영업활동을 볼 때 팬택의 중국사업이 어느정도 안정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팬택은 현대큐리텔의 인수도 증시의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허성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팬택이 현대큐리텔을 인수, 큐리텔의 외주물량(2001년 기준 300만대 규모)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오세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팬택과 현대큐리텔이 근시일내 합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팬택의 경영진이 큐리텔의 경영도 맡을 것이 확실시된다”며 “두 회사는 향후 연구개발과 조기 운영, 구매의 일원화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모토로라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노키아와의 제휴를 추진하는 것도 영업기반의 다변화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는 분석도 있다. 모토로라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진다고 해도 팬택이 별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이미 안정적인 영업기반은 확보했다는 얘기다. 또 노키아와의 제휴 추진 등도 향후 실적개선 요인과 주가 프리미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팬택은 지난해 3862억원의 매출과 24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각각 34.5%, 194.0% 성장했다.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교보증권은 올해 팬택의 예상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5600억원과 440억원으로 추정, 지난해보다 각각 45.0%, 78.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348%나 됐던 부채비율도 연말에는 240%까지 낮췄다. 재고자산도 970억원에서 570억원까지 줄이는 등 재무구조와 현금흐름도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대우증권은 팬택의 적정주가를 1만3000원으로 잡고 ‘매수’의 투자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