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기고-휴대폰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언

◆LG전자 이동단말수출담당 서기홍 부사장

 우리의 21세기 수출산업에 새로운 헤게모니로 등장한 휴대폰산업은 이제 반도체와 함께 IT산업의 첨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휴대폰 수출은 96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CDMA서비스 경험과 세계가 놀랄 만한 제조기술력을 바탕으로 노키아, 모토로라 등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업체와 당당히 경쟁하며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공급을 포함할 경우 8000만대로 추정되는 국산 휴대폰이 세계시장 곳곳에 공급돼 세계 휴대폰산업의 신흥강국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를 말해주듯 지난해 휴대폰 수출규모는 100억달러에 육박했으며 올해는 전통적 수출강세 지역인 미주를 비롯해 GPRS서비스로 전환중인 유럽시장, 그리고 최대 휴대폰시장으로 부상하는 중국시장 등의 신규수요 확대로 인해 50% 신장한 150억달러어치의 휴대폰을 수출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 휴대폰산업은 이제 국가경제의 한 축으로 섰으며 세계시장에서도 선진업체들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경쟁력 확보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에 우리 휴대폰 수출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시급히 고려해야 할 몇 가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연구개발(R&D) 인력양성을 통한 개발능력의 확충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몇 년 전 우리 업체들이 겪었던 휴대폰 분야의 심각한 기술인력 부족현상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수한 R&D인력 확충이 업계의 숙제다. ‘개발능력의 한계가 수출능력의 한계’라는 말이 암시하듯 휴대폰산업은 그 어느 분야보다 제품의 완성도가 중요하며 개발능력이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우수한 개발인재 확보을 위한 체계적인 양성프로그램 개발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둘째, 고객층 심층분석을 통한 맞춤형 마케팅력 제고가 필요하다. 고가, 중가, 저가 등 가격 세분화는 적어도 휴대폰 마케팅에 있어서는 낡은 기법이다. 연령, 직업, 성별, 수입을 감안한 고객 세분화를 통한 마케팅력의 제고가 필수적이다. 특히 사업자공급 중심에서 유통공급 중심으로 그 비중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철저한 시장 세분화를 통해 고객유형에 맞는 독특한 제품과 서비스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한국이 갖고 있는 이동통신 인프라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서비스는 cdma2000 1x, EVDO 등 기술적 발전추이와 자바(JAVA), 브루(BREW) 같은 모바일 플랫폼 적용 등 전세계에서 가장 앞선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때문에 유수의 사업자들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통신 인프라의 이점을 잘 활용한다면 분명 경쟁우위의 요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전세계 휴대폰시장은 2002년을 기점으로 중국, 인도 등 신규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와 함께 동기식 cdma2000 1x, 비동기식 GPRS 등으로 대표되는 2.5세대 서비스로 급속히 전환되면서 올해 약 4억3000만대, 내년 5억대 등 매년 16% 이상 고성장할 전망이다. 또 2004년 이후로는 3세대로 이어지는 이동통신서비스 발전으로 지속적인 성장기회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세계 휴대폰 물량의 20% 이상을 생산하는 국내 제조업체들은 이런 휴대폰시장의 성장잠재력을 감안해 대기업은 브랜드사업 위주로, 중소기업은 틈새시장을 노린 수출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과당경쟁을 피하고 상호보완적인 역할 분담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면 확실한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는 앞선 통신 인프라를 갖춘 내수시장에서 충실한 기본기를 다질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성해야 할 것이며 앞으로 다가올 3세대 이동통신단말기의 수출 경쟁력 확보에 대비,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 조기 개시를 통한 상용 노하우도 충실히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휴대폰 수출강국의 입지는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 없으며 누구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 휴대폰산업이 장기적 비전을 갖고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당당히 맞설 내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금이야말로 정부, 서비스 사업자, 제조업체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 경쟁력 제고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