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IT제품 수출은 406억달러로 전년보다 26.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 전체 수출의 38.9%를 차지했던 IT수출 비중은 지난해 26.6%로 12%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수출품 10개 중 4개가 IT제품인 한국 수출의 특성상 우리나라의 작년도 총수출 역시 동반 하락세를 보이면서 전년대비 12.7% 떨어진 1504억39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등 국내외 주요 관련기관과 경제연구소들은 이미 작년부터 한국의 IT수출 침체는 곧 전체 수출총액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해왔다. 한국은행은 작년 10월 ‘최근 수출부진의 원인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작년 1∼8월 현재 IT품목의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22.9% 감소해 비IT 제품의 수출감소율을 10배 이상 넘어서고 있다”며 IT수출이 전체수출 하락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주요 IT제품의 수출실적=부동의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의 지난해 수출실적은 전년보다 절반 가까운 45%나 감소한 14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9.5%로, 전년대비 5.6%포인트 하락했다. 산자부는 세계 IT산업의 불황에 따른 D램가격 급락과 임가공 조립 수출물량 감소 등을 수출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반도체에 이어 2대 수출품목 자리를 지켜온 컴퓨터 역시 전년대비 23.8% 감소한 110억7000만달러를 기록, 자동차에 이어 3위로 밀려났다. 이밖에 LCD모니터도 수요감소에 따른 수출가 하락으로 전년대비 23.2% 감소하는 등 대다수 IT제품이 뚜렷한 수출 감소세를 나타냈다.
반면 휴대폰을 비롯한 무선통신기기는 중남미·중국 등 각국의 CDMA서비스 도입확대, 중동지역의 위성방송수신기 수요증대 등으로 전년대비 22.2% 증가한 81억7000만달러어치가 수출돼 우리나라 5대 수출품목 중 4위에 등극했다.
◇작년도 수출실적 분석=2001년 우리 수출의 특징 중 하나는 수출물량은 증가(전년대비 4.3%)한 반면 단가는 크게 하락(15.4%)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에 대해 윤상직 산자부 수출과장은 “반도체·컴퓨터의 가격급락이 수출단가하락을 이끌었으나, 수출물량 증가는 우리나라 수출기반의 공고성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우리 수출의 기초체력은 그만큼 튼튼하다는 게 산자부의 분석이다.
또 대기업 수출은 감소(21.1%)한 반면 중소기업(1.7%)과 벤처기업(14.5%)의 수출은 증가세를 유지한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이밖에 미국·일본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은 부진(17.4%)했으나 아프리카(32.4%)를 비롯한 대(對)개도국 수출은 증가(7.6%)해 수출선 다변화 정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