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라면 사족을 못쓰는 직장인 P씨는 요즘 디지털TV수신카드를 하나 사볼까 고민중이다. 적게는 10만원에서 30만원이 넘는 제품까지 가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곧 있을 월드컵대회를 생각하면 무리를 해서라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 사무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월드컵 중계를 놓치지 않으려면 TV수신카드를 설치해서 컴퓨터로라도 봐야겠기 때문이다.
TV수신카드업계가 월드컵을 앞두고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
TV수신카드는 올림픽이나 축구 등 이벤트가 있을 때 매출이 껑충뛰는 것이 특징. 보통 월 3000개 정도씩 판매되던 TV수신카드가 지난 시드니올림픽 때는 1만개 이상 팔려나갔다는게 TV수신카드를 만들고 있는 업체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TV수신카드업계에서는 100일이 채 남지 않은 월드컵의 경우 시드니올림픽 때보다 훨씬 많은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신제품 출시를 서두르는 등 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이들은 이번 월드컵 경기가 디지털방송으로 중계되는 만큼 기존 아날로그 TV수신카드보다는 디지털 TV수신카드에 마케팅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그마컴(대표 주광현)은 3월 중순까지 디지털 TV수신카드 신제품을 내놓고 월드컵 특수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특히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위해 하드웨어 방식보다 가격이 저렴한 10만원대의 소프트웨어 방식 디지털 TV수신카드에 주력할 예정이며 이 제품을 통해 PC제조업체에 대한 공급도 추진할 방침이다.
사람과셈틀(대표 김정기)도 월드컵에 맞춰 48만원대 하드웨어방식 디지털 TV수신카드 제품의 가격을 10만원 가량 인하했으며 앞으로 제품판매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경우 가격을 다시한번 인하할 것도 고려하고 있다. 또 소프트웨어 디코딩 엔진업체와 제휴, 소프트웨어 방식 신제품 출시도 서두르고 있다.
디지털스트림테크놀로지(대표 김주현) 역시 HDTV를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젊은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3월 말께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한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디지털스트림테크놀로지 관계자는 “3월 말 출시되는 신제품은 하드웨어 방식이며 대중화를 위해 30만원 이하로 가격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