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산업 이대론 안된다>(2)유통구조

 

 최신 인기가수의 독집앨범 가격은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선.

 소비자들은 이 가운데 3000원 정도를 물류비용 몫으로 부담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국내 음반산업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낙후하고 전근대적인 유통구조를 꼽을 수 있다. 불법복제의 온상 역할을 하고 있는 후진국형 유통구조의 개선 없이는 체계적인 음반산업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국내 음반유통 경로는 지역 및 시장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서울 및 경기지역의 경우 일반적으로 제작사 및 수입 배급상에서 대형도매상, 중간도매상, 소매상이란 4단계 유통과정을 거친다. 지방은 여기에 지방도매상 단계가 하나 더 추가된다. 이 과정에서 한 단계를 거칠 때마다 유통마진이 추가돼 최종 소비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물류비를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시장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황에서 업계가 난립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입 배급업을 전문으로 하는 음반배급상은 총 130개에 이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음반도매업협회에 등록된 음반도매상은 25개에 이르며 비회원까지 합하면 50개사가 난립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불법복제 음반의 유통까지 가세하면서 유통구조는 그야말로 난마처럼 얽혀있다.

 무엇보다도 이들 도매상과 중간도매상을 거치는 다단계방식으로 판매되는 물량이 전체의 90% 수준에 이르고 있다. 제작사와 소매상간 직거래를 비롯해 인터넷판매, 방문판매 방식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 국내 음반매장가운데 판매시점관리(POS)시스템을 활용하는 음반매장은 전체 매장의 4% 내외인 240개 정도다.

 비효율적이고 낙후된 유통구조는 음반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다양한 요인으로 이어진다.

 우선 다단계 유통은 제품가격 상승 요인이 된다. 국내의 경우 음반가격에서 물류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3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복잡한 유통구조는 가격 문란으로 이어지며 결국 불법복제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판매물량 등 산업 및 시장실태 조사가 불가능,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을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음반판매량을 정확히 집계할 수 없어 저작권을 둘러싸고 분쟁의 소지를 낳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음반시장의 유통구조가 새롭게 변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중소도매상이 도태되고 대형 음반매장이 대거 출현하면서 유통구조 합리화가 추진되고 있는가 하면 음반업계의 숙원사업인 공동물류사업도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

 지난 2월 음반 통합전산망 구축에 나선 케이알씨넷은 오는 3월에 안산시에 공동 물류센터 준공할 계획이다. 음반제작사와 도매상·소매상을 하나로 연결, 획기적인 재고관리를 가능케 하는 통합 전산망을 구축하게 되면 국내 음반유통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된다. 이와함께 MP3서비스, 인터넷판매 등 디지털음악 파일이 새로운 음반유통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