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기간 아무도 없는 캠퍼스에서 고교과정을 배운다는 것이 창피했지만 대학강의를 쫓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걱정은 이제 사라졌습니다.”
이화여대는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하루에 3시간씩 고교과정인 ‘물리Ⅱ’를 사범대 과학교육과에 합격한 신입생들에게 강의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학교측이 개강도 하기 전에 신입생들에게 물리특강을 실시하게 된 것은 최근 교차지원과 맞물려 이과 내에서도 물리보다는 지구과학 등 수능에서 점수따기 쉬운 과학과목으로 몰리는 편중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이런 일부 과학과목 기피 경향으로 이과생들이 대학입학 후에도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일부 교수들이 학교측에 신입생에 대한 과외를 건의해 특강이 이뤄졌다.
김성원 교수는 “최근 서울시내 6개 고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1학년도 수능 과학탐구 영역 선택과목 현황에 따르면 물리Ⅱ를 선택한 학생은 전체의 6%에 불과했다”면서 “과의 특성상 물리과목을 이해하지 못하면 수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물리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높여주기 위해 자율적인 특강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과학교육과 신입생 방유리양(19)은 “매일 진도가 많이 나가지만 대학 때 꼭 배워야할 기본적인 것들이기 때문에 열심히 수업에 참가하고 있다”면서 “고등학교 때 물리Ⅱ를 선택하지 않았던 학생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화여대 자연과학대학도 지난달 14일부터 25일까지 하루에 3시간씩 80여명의 신입생을 대상으로 ‘물리학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특강을 실시해 좋은반응을 얻기도 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