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ing Up]유틸리티 서비스 시대 온다

 ‘나날이 규모가 커지는 전산시스템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기획 부서를 제외한 전 IT부문을 아웃소싱한 중견 유통업체 A사. A사 전산기획부는 매월 말일이면 IT서비스 제공업체로부터 그달의 IT서비스 요금청구서를 받는다. 청구서에는 A사가 그달에 사용한 서버·스토리지·소프트웨어 등의 전산자원 이용료는 물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제공된 지원 및 관리 서비스에 대한 요금이 항목별로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A사는 매달 자사가 사용한 전산자원 및 서비스에 대한 요금만 지불하는 것으로 전산부문을 운영해 나갈 수 있게 됐다.’

 IT서비스를 사용한 만큼 요금을 책정하는 서비스 종량제인 ‘유틸리티 서비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같은 개념은 지난 90년대 말 서버에 장착된 CPU 수가 아닌 사용한 개수에 따라 서버 가격을 책정하기 위해 도입된 ‘유틸리티 컴퓨팅’에 기반한 것으로 이제는 단순히 하드웨어에 국한되지 않고 서비스 분야로 범위를 넓혀나가며 21세기 새로운 IT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틸리티 서비스의 핵심은 간단히 말해 일정한 기준없이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사간의 협의를 통해 서비스 요금을 책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공된 서비스만큼 요금을 부여하는 종량제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즉 일반 가정에서 수도·가스·전기 등의 ‘공공재(유틸리티)’를 사용하고 일정한 과금 기준에 따라 요금을 지불하는 것처럼 IT서비스도 고객사가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사용한 만큼의 요금이 과금되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전산 자원을 관리하고 운영하기 힘든 기업의 경우 이를 도입하게 되면 정확히 사용한 전산서비스에 대한 요금만 지불하게 돼 직접적인 전산시스템의 투자 부담과 총소유비용(TCO)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문 서비스업체를 통해 시장 변화와 IT기술 발전에 대응하는 최신의 전산환경을 구성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런 유틸리티 서비스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먼저 IT서비스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물론 이러한 평가기준은 서비스제공자와 고객사 양측이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적인 차원에서는 고객이 사용한 전산 자원의 양을 책정할 수 있는 미터기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밖에 서비스제공자 입장에서는 IT서비스의 포트폴리오를 구성, 고객이 서비스도 하나의 상품처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IBM·HP 등 대형 IT업체를 중심으로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며 최근 미국의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카드사가 이러한 개념의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IBM과 7년 기간의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