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업체, 해외시장 다변화 겨냥 외국업체와 제휴 `바람`

 국내 반도체장비업체가 외국 장비업체와 기술 및 자본제휴 방식으로 윈윈전략 구사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성이엔지와 피케이엘이 기술 및 외자유치를 통한 제2창업에 나선 데 이어 올들어서는 실리콘테크·인터스타테크놀러지 등이 외국 업체들과 협력방안 모색에 나서는 등 국내외 장비업체간의 공조전략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반도체용 트랙장비와 검사장비 등을 생산하는 실리콘테크(대표 우상엽)는 최근 해외시장 개척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대만의 반도체장비업체 탑코와 기술 및 자본제휴 계약을 맺었다.

 탑코는 지난 18일 실리콘테크의 지분 중 약 7.5%에 해당하는 48만주를 장내에서 매수하고 장기보유하기로 결정했으며 실리콘테크는 자사가 보유한 장비제조 및 유지보수 기술의 일부를 이양하기로 했다.

 실리콘테크는 이같은 기술 및 자본제휴를 통해 주가안정은 물론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 국가에 장비판매를 활성화하는 한편 중화권 국가 수출제품에 대한 유지보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추후 일본과 미국의 장비업체와도 같은 방식의 제휴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검사장비 전문업체 인터스타테크놀러지(대표 신명순)는 소프트뱅크파이낸스코리아에 지분 25%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100억원 이상의 자본을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인터스타테크놀러지는 소프트뱅크파이낸스의 투자회사 중 반도체장비업체가 다수 포함돼 있고 홍콩 등에도 현지법인을 보유해 자본유치효과 외에도 기술제휴 등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홍콩이나 중국 등에 검사장비를 수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청정실(클린룸) 전문업체 신성이엔지(대표 김주헌)는 2000년 12월 미국의 자동화설비 전문업체 PRI오토메이션과 자본제휴, 사업영역을 자동화설비 분야로 확대한 바 있다.

 PRI오토메이션은 신성이엔지에 지분 10.9%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반도체용 저장창고 자동화시스템(스토커)에 대한 제조기술을 이양했고 신성이엔지는 관련 자동화장비를 개발, PRI오토메이션을 통해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는 물론 중국·대만시장에 새로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에는 포토마스크 전문업체 피케이엘(대표 정수홍)이 미국 포트로닉스를 1대주주로 받아들였으며 이를 통해 피케이엘은 그동안 주력해오던 국내 시장 외에도 수출대상국을 미국·중국·일본 등으로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및 평판디스플레이(FPD)장비업체의 기술력이 뛰어난데다 시장전망 또한 좋은 것으로 평가돼 외국 장비업체들이 국내 업체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최근들어 한국 주식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자주 거론되면서 국내 기업에 호감을 갖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어 국내 업체와 외국 업체간 기술 및 자본제휴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