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과학기술자 그들은

 ◆김정덕 한국과학재단 이사장 cdkim@koef.re.kr

1930년대 나일론의 발명은 의복뿐 아니라 플라스틱 제품의 등장으로 편리한 생활용기로 폭넓게 사용되었으며, 더 나아가 플라스틱이 갖는 재료 특성으로 전자산업과 항공우주산업에 까지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다 주고 있다.

 비단 이것 뿐 아니라 반도체 집적화 기술이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 정보산업의 혁신을 몰고 왔고, 오늘날 나노과학 기술의 태동으로 암세포만을 잡아먹는 로봇의 개발은 고통없는 질병 치료 시대도 멀지않은 듯 하다.

 그런데 이렇듯 생활의 편리함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과학기술은 우리 주위에 원래부터 존재했던 것도 아니고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닌 땀과 눈물을 흘려온 과학기술자들의 인고의 산물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매일 세끼 식사를 하면서도 진작 그 쌀을 수확하기까지 모든 정성을 다한 농부들의 존재를 잊고 있는 이치와 같다고 본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을 가리켜 과학기술 패권주의 시대라고 한다. 이는 과학기술을 통한 산업과 경제발전 없이는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없어 지구촌의 주변국으로 전락해 초라하고 구차하게 살아가게 됨을 의미한다. 그리고 국가경쟁력은 그 나라의 과학기술력과 정확히 정비례 관계에 있음을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음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이만큼이라도 경제발전을 이룬 것은 여러 사람들의 숨은 노력과 노동자들이 흘린 땀과 눈물도 있는 것이지만 24시간 연구실 불을 밝히며 말없이 연구개발에 매진한 과학기술자들의 노고도 있었다. 이제 우리는 흔히 잊어버리는 과학자들의 노고에 한번이라도 감사의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그리고 넘치지도 모자람도 없이 그에 상응하는 정당한 사회적 평가와 대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절실하다.

 요즘 언론에선 이공계대학 진학 기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앞다투어 보도되고 있다. 이공계 학생들이 줄어든다는 것은 미래의 과학기술자들이 줄어드는 것이며 그것은 수십년 후 우리의 미래가 암담해질 것이라는 모두의 걱정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자 그들은 우리 미래의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