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자동화기기 업체들이 해외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LG엔시스·청호컴넷 등 국내 3대 금융자동화기기 업체들은 최근 신제품 개발, 해외업체와의 제휴 등을 통해 미국·일본·호주 등 해외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들 업체가 해외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것은 지난 몇년간 국내 금융자동화기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업체간 과열경쟁으로 매출확대가 여의치 않은데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업체 중 가장 먼저 수출전선에 뛰어든 효성(대표 조정래)은 올해 400억원대의 금융자동화기기 수출을 목표로 세웠다. 이 회사는 주력 시장인 미국과 일본은 현지 유통업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공급량을 높여나가고 지난해 처음으로 진출한 호주시장은 직접공급을 통해 수출량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해외시장의 경우 소형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자사의 초소형 ATM인 ‘나노캐쉬2000’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이 회사는 제품인지도를 높이고 유럽시장에 새로 진출하기 위해 다음달 독일에서 열리는 정보통신 전문박람회인 ‘세빗’에도 참가해 자사 제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LG엔시스(대표 박계현)는 올해 수출목표를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100억원대로 잡았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미국의 금융자동화기기 업체인 타이델엔지니어링, 유니시스, 일본의 오키전자 등과 맺은 협력관계를 통해 미주지역 및 일본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타이델, 유니시스 두 회사에 3년 동안 1500만달러 가량의 ‘CDM(Cash Dispense Module)’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과 캐나나는 물론 잠재력이 풍부한 남미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LG엔시스는 현재 중동지역 진출도 꾀하고 있으며 각종 해외 전시회에 참가해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 데 힘쓸 방침이다.
청호컴넷(대표 박광소)은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해외사업이 올해 본격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캐나다와 중국에 설립한 현지 합작법인과 미국, 일본, 대만 현지의 파트너사를 통해 올해 3000여대의 금융자동화기기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곳은 중국시장. 아직 전산 인프라가 완벽하지 않지만 워낙 시장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 시장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2월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한 후 제품공급을 추진중인 청호컴넷은 오는 4월부터 시장에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이 회사는 유로화 도입에 따라 유럽시장에서 신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파트너사를 통한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동남아 시장 진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러한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 움직임에 대해 한국전자산업진흥회 관계자는 “무인점포 도입이 전세계적인 추세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시도는 바람직하다”며 “다만 세계시장의 절반 가량을 상위 1, 2위 업체가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전략수립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