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 발달하면서 사이버 테러, 사이버 정보전, 해킹·바이러스 등 그 역기능의 피해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IT역기능에 대한 대응 기술은 큰 수요를 불러일으켰으며, 정보보안이라는 하나의 산업분야로 자리잡게 됐다. 국내에서도 정보보안은 국가의 기간 인프라로 인식되면서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세계 3대 정보보안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정부·산업·학계 등 모든 분야에서 정보보안에 대한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 정보보안 관련 기술 개발은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원장 조휘갑 http://www.kisa.or.kr)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오길록 http://www.etri.re.kr) 등 두 국책연구기관이 선도하고 있다. ETRI의 경우는 정보보호연구본부와 부설기관인 국가보안기술연구소(NSRI·소장 김대호 http://www.nsri.re.kr) 등이 중심이 되고 있다. 국내 정보보안 기술연구는 최근 몇년 사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
최초 국내 정보보안 분야에 대한 연구는 정부가 국가보안과 관련된 극비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80년대 초 ETRI내에 부호기술부를 신설, 전문가들을 모아 비밀리에 국가보안과 보안장비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부터다. 현재 국내 정보보안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때 신설된 ETRI 부호기술부 출신들이다. 이들과 한국전산원 인력들이 모여 96년 KISA를 설립했으며, 이후 2000년 부호기술부는 국방부 산하 2개 연구기관과 통합돼 국가보안기술연구소로 출범하며 정식으로 국가망에 대한 보안기술 및 암호, 관련 정책 등을 개발하게 됐다.
KISA가 평가인증 등 민간 정보보안산업 지원과 해킹바이러스상담지원센터·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의 운영 등 일반인에 대한 정보보안 관련 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면 ETRI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국가망에 대한 보안기술과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ETRI의 정보보호연구본부는 KISA와 업무가 중복된다는 일각의 비판도 있지만, 주로 신기술과 차세대 정보보안 기술 등 국가 선도성이 강한 정보보안기술과 관련 핵심 시스템을 중심으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연구원>
KISA는 지난 96년 4월 정보화촉진기본법(제14조)에 의거해 설립된 이래 지난해 7월 센터에서 원으로 승격되면서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정보보안 전문 기관으로 자리잡았다. KISA의 이러한 성장의 중심에는 기술개발과 연구를 총괄하고 있는 책임연구원 세 명의 자리지킴이 큰 몫을 했다. 현재 평가인증사업단을 맡고 있는 이홍섭 단장, 기반보호사업단을 맡고 있는 고승철 단장, 기술단을 맡고 있는 김홍근 단장이 그들이다. 이들은 KISA가 현재 한국의 대표적인 정보보안 전문 연구기관으로 자리잡는데 가장 큰 몫을 해왔다.
이홍섭 단장은 현재 순천향대학 정보보호학과 겸임교수, 한국PKI포럼 사무총장, 한국정보보호학회 부회장, 인터넷보안기술포럼 의장 등을 맡으며, 정보보안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단장은 지난 80년대 ETRI 부호기술부 시절부터 전송 및 무선 보안기술을 연구해온 베테랑이다. KISA 설립과 함께 이 단장은 기술개발사업 총괄책임자로서 암호 등 선도기술과 해킹방지를 위한 실용기술 개발 및 사용 활성화에 주력하며, ‘SEED128 블록암호’ ‘KDCSA 전자서명알고리즘’ ‘HAS-160’ ‘RSA 고속화기술’ 등을 개발하는데 구심점이 됐다. 지난해 7월부터는 KISA 평가인증사업단장을 맡으며 전자서명 생활화에 필요한 편리성·실용성있는 기술개발 및 이용 기반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고승철 단장은 ETRI 암호기술개발 과제책임자를 거치며, KISA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기반보호사업단의 책임을 맡고 있다. 고 단장은 KISA에서 전자서명과 전자결재 소프트웨어, 시큐어 로그 등을 개발했으며, 전자서명인증관리센터, 정보보호산업지원센터 등을 구축·운영해 왔다. 고 단장은 정보보안 분야에서 정책이나 사업보다는 순수 기술 개발과 연구에 주력해온 인물로 정보보안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한 국제논문 18편, 국내논문 30편, 국내특허 10건, 국제 특허1건 등을 보유하고 있다.
김홍근 단장은 94년부터 한국전산원에서 전산망 보안의 전문가로 통하며 국가기간전산망 전산보안 실무자를 중심으로 전산망안전보안실무위원회를 구성, 국가전산망 차원에서 실질적인 지원을 담당했다. 또 국내외 정보화 역기능 현황 파악과 그 대책마련, 공공기관 바이러스대응팀 운영, 전산보안 관리지침 개발 제공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 96년 KISA에 합류한 이후에는 정보보호 기술분석, 전자서명인증관리, 웹기반 악성코드 탐지기술 개발, 통신망 정보보호 대책 연구, 정보통신기반보호기술 개발, 침입대응 및 복구기술 개발, 정보통신기반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정보통신기반 생존성 평가기술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KISA에는 또 이들 세명의 단장 밑에 팀장급 연구원들도 즐비하다. 이 가운데 꼽을 수 있는 인물이 이재일 전자서명인증관리센터장과 노병규 평가 2팀장. 이재일 센터장은 한국IBM을 거쳐 지난 96년 KISA에 입사해 현재 정보보안 업체 케이사인와 시큐브대표를 겸하고 있는 홍기융 사장과 함께 초기 전자서명인증관리센터 구축에 실무를 담당했다. 현재는 직접 전자서명인증관리센터를 운영하며, 무선 PKI 구축, 아시아 국가간 PKI 상호 연동 등 굵직한 PKI 관련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원만한 대인관계와 뛰어난 사업추진력으로 유명한 노병규 평가2팀장은 ETRI 보호기술부를 거쳐 1997년 KISA에 입사해 방화벽과 IDS 등 보안 솔루션에 대한 제품 평가의 효시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 정보보호연구본부
지난 99년 발족한 ETRI 정보보호연구본부는 현재 박치항 본부장과 손승원 부장, 정교일 부장을 중심으로 정보보안 관련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정보보호연구본부는 정보보안 선도기술을 개발해 국내 정보보호산업 육성을 지원하고, 차세대 정보보안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핵심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오는 2005년 세계 3대 정보보호기술 보유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대형 국책과제를 비롯, 전략 기술 개발, 표준화 과제 등의 업무를 추진중이다.
정보보호연구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박치항 본부장은 지난 78년 ETRI에 합류, 멀티미디어 컴퓨터 개발 사업과 고속병렬 컴퓨터 개발사업의 책임자로 있었다. 지난해 5월 정보보호연구본부에 취임한 이후 대형 국책과제를 비롯, 선도성이 강한 보안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손승원 부장은 1991년 ETRI에 합류, 2000년 정보보호연구본부 정보보호응용연구부장을 거쳐 현재는 정보보호연구본부 네트워크보안연구부장을 맡고 있다. 손 부장은 네트워크 접속점에서의 사이버 순찰 및 침입방어를 위한 네트워크 제어기술 개발사업의 책임을 맡았으며, 현재는 이동센서를 이용한 능동형 보안관리 기술개발사업의 책임을 맡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생체인식협의회 의장과 KANF(Korea Active Network Forum) 의장을 지내면서 국내 생체인식 분야 기술연구의 중심이 되고 있다.
정교일 부장은 82년 ETRI에 발을 들인 이후 정보통신 단말기의 제어용 싱글보드 컴퓨터 개발과 16비트 CPU를 활용한 시스템 개발, 텔레텍스 및 비디오텍스의 정보저장 장치 개발 등을 담당했으며, 현재는 차세대 IC카드 기술 개발과 IMT2000 시스템용 정보보호 알고리듬, 사용자 인증을 위한 생체인식 처리 기술, 통합형 글로벌 공개키기반구조 기술, IMT2000 시스템과 연동이 가능한 무선 LAN 보안 및 USIM 칩셋 기술 등의 개발을 비롯, 전자지불 수단의 표준화 연구 등의 과제를 수행중이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
2000년 1월 국가보안기술의 연구개발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ETRI의 부설기관으로 설립된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민간분야의 정보보호 기술 개발과는 달리 국가공공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국가보안 기술개발과 정책·개발 지원 등을 수행하고 있다.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 등의 보호를 위한 기술개발 및 지원을 담당하는 것이 주업무다. 또 사이버 침해로부터 국가 및 공공기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보안기술과 정책을 개발한다.
국내 정보보안 전문가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ETRI 부호기술부의 후신인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현재 ETRI 부호기술부 출신인 김대호 소장이 총책임을 맡고 있으며, ETRI 부호기술부 창립 멤버인 박춘식 연구위원이 중심이 돼 운영되고 있다.
김대호 소장은 ETRI 공채1기로 국내 정보통신의 발전과 함께 길을 걸어 온 인물로 80년대 후반 ETRI 부호기술부에 합류, 정보보안 분야에 뛰어들었으며 이후 국가보안기술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박춘식 연구위원은 KISA 고승철 단장과 함께 ETRI 부호기술부 창립 멤버로 전자공학을 전공했으며, 정보보안 분야에서는 암호 전문가로 유명하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현재 국가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을 보다 체계적·효율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취약점 분석 및 평가센터를 구축하는 등 각계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 지원체계를 수립해 전방위적 국가 정보보안에 힘쓰고 있다.<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