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증권시장은 IT업체들이 성장 1차 목표로 진입하려는 시장이다. 지난해 거래소 상장업체 수를 추월한 코스닥 등록업체수가 말해주듯 코스닥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IT기업들이 줄을 섰다. 코스닥시장의 위상도 그만큼 높아졌다. 따라서 시장 운영도 보다 체계적이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벤처의 요람으로 때로는 일류기업이 되기 위한 인큐베이터로, 코스닥 시장의 임무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공모를 통해 새로 취임한 신호주 코스닥증권시장 사장을 만나 앞으로의 시장 운영계획을 들어보았다.
-취임 한달이 지났는데 코스닥시장 운영계획은.
▲IT 및 문화·지식기반 관련 산업이 주축을 이루는 명실상부한 신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나스닥시장과 같은 세계 수준의 일류시장으로 위상을 제고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신속·정확한 정보의 공시와 적기 시장조치가 이루어지도록 해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만들겠습니다. 투자자들의 편의성을 최대한 확보해주고 거래 비용을 최소화하며 전산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여 나가겠습니다. 우량 등록기업을 유치하고 매매제도 개선 및 다양한 상품개발을 통한 시장체질 개선 노력을 경주해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시장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인재육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를 지원하는 성과주의 문화의 정착과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평소 업무좌우명이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듯 무슨 일이든 주인의식을 가지고 전력투구를 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코스닥시장의 주류가 IT벤처기업이라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IT, 벤처기업들이 시장진입을 통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로 코스닥시장의 주요한 임무이자 존립근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3년간 코스닥시장 신규등록 기업 중에서 벤처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51.9%에서 61.8%, 다시 76.1%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벤처·일반 구분없이 2년간 신규등록된 기업 중 IT기업 비중을 살펴보면 역시 평균 50%가 넘습니다. 이는 코스닥시장이 이미 벤처 그리고 IT기업 전문시장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IT, 벤처 전문시장으로의 육성대책은 기술력 있고 투자자를 중시하는 건전한 벤처기업에 모험자본 공급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스닥 등록기업들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인가.
▲우선 등록 기업 자신의 노력이 필요하나, 시장관리자 측면에선 등록기업들이 그러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적극적 계도와 질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개선 및 회계의 투명성과 투명공시 제고를 위해 관련 법규를 개정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증권관련 집단소송제 역시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제도가 기업 경영현장에서 조기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시장감시 기능 강화와 불성실공시 및 내부자거래,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를 근절시키는 노력을 강화하겠습니다. 반면 이를 위반한 기업에 대해선 정해진 규정에 따라 적절한 제재가 취해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허위·부실공시와 지연공시 등 투자자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기업들은 ‘2년내 3회시 퇴출’이라는 불성실공시 관련 퇴출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코스닥시장 등록기업수가 거래소시장을 추월했고 올해에도 많은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계속 늘어만 가는 등록기업들에 대한 관리대책은.
▲과거 2년 동안 연평균 174개 기업이 신규등록되었습니다. 퇴출에 비해 늘어만 가는 등록기업에 대해 진입과 퇴출을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신규등록 기업이 많다는 것이 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코스닥 진입을 준비하는 기업 중에 기술력이 우수하고, 수익성이 뛰어난 우량기업에는 계속 문호를 열어줘야 합니다. 우수 벤처기업들은 오히려 저금리 시대 200조원으로 예상되는 시중 부동자금의 시장유입을 촉진하는 등 신규수요를 창출할 수 있어 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증시관련 자금의 선순환이란 측면에서도 등록요건을 충족하는 우량기업의 시장진입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지난달 28일 정부가 발표한 ‘벤처기업 건전화 방안’ 역시 건전하고 우량한 벤처기업의 코스닥 등록유도를 위해 진입은 기본적으로 현행기조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위 ‘무늬만 벤처’인 회사들의 등록을 차단하고 부실기업을 제때에 퇴출시킴으로써 투자자보호 및 시장 건전성을 높이는 노력이라 생각합니다.
-코스닥시장의 전산화 추진현황과 앞으로 계획은.
▲99년 대비 거래규모가 500배 이상 증가했지만 코스닥시장 전산시스템(KETRA, 하루 500만건 호가처리 가능)은 시장 개장이래 지속적인 무장애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시장 핵심 경쟁력은 무장애 시스템으로 전산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및 운용능력 향상을 통한 전산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현재 운영중인 백업시스템을 재해시 20분 이내 전환되는 리얼타임 체계로 개선하겠습니다. 그리고 현 매매체결 시스템 환경하에서 소프트웨어 개선만으로 일일 처리 용량을 1000만건으로(현재 500만건) 확대할 예정이고 세계적 SW 관리능력 평가척도 기준인 ‘CMM Level 3’ 획득을 추진하는 등 효율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또한 투자자들의 이용수단 다양화 및 제공정보의 질적 향상 등을 위해 보다 개선된 ‘코스닥홈페이지(Kosnet) 2002’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외증시와의 제휴나 연계 방안은.
▲나스닥, 유럽, 아시아의 3개 지역을 중심으로 정보교류 및 인력교류 등의 협력강화를 통해 향후 시장간 네트워크 확대에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해 10월 코스닥 주도로 ‘아시아 신시장 포럼’을 최초로 개최해 아시아 신시장간 상호협조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서울 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세계거래소연맹(WFE)에 가입해 코스닥시장의 대외지명도를 높여나갈 것입니다. 시장의 대외신인도가 제고되면 외국인 투자증가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 국내 외국인 투자기업을 비롯해 외국기업의 코스닥시장 상장유치와 국내등록기업의 단계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할 것입니다.
-코스닥시장에서 부실기업 퇴출을 위한 노력은.
▲코스닥위원회에서는 등록취소요건을 대폭 강화해 올해부터(일부는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앞으로 시장이 요구하는 등록유지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기업이 있을 경우 정해진 규정에 따라 등록취소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별도로 기업 인수·합병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는 한편 상시 퇴출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지난해 나스닥시장의 경우 작년에 130개사가 신규 상장되었지만 퇴출기업은 5배나 많은 713개 기업이었습니다. 이들 중 3분의 1정도의 기업이 기업 인수·합병에 의해 퇴출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코스닥 등록심사가 강화된다는 소식에 등록준비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운영전략이 진입장벽을 높이는 것인가, 아니면 퇴출의 물꼬를 넓혀나가는 것인가.
▲등록심사 강화의 근본적인 취지는 벤처비리가 사전에 예방되도록 하고 우량기업을 시장에 진입시킴으로써 코스닥시장의 건전성 확보는 물론 벤처기업의 건전한 경영풍토 조성 및 경쟁력 제고를 도모하고자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부가 ‘벤처기업 건전화 방안’을 발표, 역시 건전하고 우량한 벤처기업의 코스닥 등록유도를 위해 진입은 기본적으로 현행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부실기업의 시장진입은 앞으로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우량기업의 시장진입은 수급에 상관없이 지속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올해는 최근 2년(평균 174사) 수준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돼 연말쯤 전체 등록기업 1000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고로 코스닥위원회의 조사에 의하면 금년에도 약 390사의 등록예비심사청구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코스닥시장의 상황 또한 긍정적인 환경을 맞이하고 있으므로 지난 2년보다는 많은 기업이 코스닥시장을 통하여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보다 견고한 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유치가 중요한데 이에 대한 방안은.
▲아직도 코스닥시장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90%(지난해 거래대금기준 개인 95.75%, 외국인 1.15%, 기관 2.3% 올해 2월말 현재까지 외국인 2.8%, 개인 92.8%, 기관 3.45%)를 상회하고 이들 중심의 단기매매 증가로 시장 회전율이 900%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크게 우량기업 유치활동을 강화하고 등록기업에 대한 ‘기업 IR’를 강화하겠습니다. 그리고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 매매제제도 개선을 포함한 매매제도 개선, 다양한 상품 도입 및 국제적 시장지위 개선 등 4가지를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코스닥의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신호주(辛鎬柱) 코스닥증권시장 사장
생년월일:1949년 12월 28일
▲학력사항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상학과(1968∼1973)
-미국 밴더빌트 대학원 졸업(경제학 석사, 1979∼1981)
-경희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과정(ADB)
▲경력사항
-행정고시 12회 합격(1972)
-재무부 증권과장, 은행과장, 국제심판소 조사관
-재경원 주 홍콩 재정경제관, 규제개혁기획단장
-재경원 소속으로 대통령 비서실 파견
-한국산업은행 감사(1998.4∼2000.12)
-코스닥증권 사외감사(2001.3∼현재)
-한국증권업협회 상근부회장(2000.12∼20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