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네트워크업체들이 현지화전략의 하나로 추진해온 국내 네트워크 업체의 해외진출 지원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어바이어와 데이터크레프트·알카텔 등 해외 네트워크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침체에 빠진 국내 네트워크산업의 활성화를 모색하고 자사의 이미지제고를 위해 국내업체의 해외진출 지원사업에 들어간다고 잇달아 발표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며 사업자체가 흐지부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바이어코리아(대표 이수현)는 지난해 10월, 회사 설립 1주년을 맞아 이미지제고 및 현지화전략의 하나로 중소 네트워크장비 및 솔루션업체의 해외진출 지원사업을 적극 전개해 나가겠다고 발표했으나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사업을 추진조차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어바이어코리아는 최근 들어 내부사정상 앞으로 당분간 국내업체의 해외진출 지원사업을 전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국내업체 해외진출 지원사업 추진’이 일회성 발표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데이타크레프트코리아(대표 이문영·김영훈)는 지난해 7월 사내에 국내 네트워크 관련업체의 해외진출 지원업무를 전담하는 지원센터를 설립,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으나 본사차원의 구조조정 및 인원감축 등의 여파로 지원센터를 설립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기존 조직 내에서 국내업체 해외진출 지원사업에 대한 명맥은 유지하고 있으나 인력부족 등의 이유로 사업의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국알카텔(대표 김충세)은 지난해 하반기 중국 상하이에 설립된 AI랩(Advanced Infrastructure Lab)을 통해 국내 통신사업자를 비롯, 네트워크 및 콘텐츠 업체의 중국시장 진출사업을 전개해 나간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콘텐츠 개발 한개 업체만이 AI랩을 통해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한국알카텔은 특히 사업초기만해도 “AI랩은 각종 테스트장비는 물론 중국의 통신환경을 파악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있어 중국 통신장비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대형 통신사업자와 중소 벤처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현재는 AI랩 관련업무를 국내 대행업체에 이관한 상태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국적 네트워크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전개해온 국내업체 해외진출사업이 본사의 지원부족 등으로 당초 계획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해외업체들의 국내업체 해외진출 지원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