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3월 첫 개장일인 4일 증권 객장에서 큰 폭으로 오른 주가판을 지켜보며 한 투자자가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3월 첫 개장일 국내 주식시장이 급등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4일 거래소시장은 장중 한때 840선을 돌파하는 등 삼성전자·SK텔레콤·KT 등 정보기술(IT)주 중심의 강세속에 결국 14.22포인트(1.73%) 오른 834.21로 마감됐다. 거래소 IT지수는 3.45%나 폭등하며 거래소 전체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상대적으로 거래소시장에 눌려있던 코스닥시장의 상승폭은 더 컸다. 코스닥시장은 4.33포인트(5.50%) 상승한 83.04로 장을 마쳤다. 그동안 상승폭이 작았다는 가격 메리트가 크게 부각됐다는 평가다. 코스닥시장은 상한가 88개를 포함해 655개 종목의 주가가 오르는 화려한 개별종목 장세를 나타냈다. 하락 종목수는 98개에 불과했다.
거래소시장에서는 국내 기관이,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국내 기관들은 거래소시장에서 2190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순매수가 59억원에 그쳤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826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반면 거래소에서는 84억원의 매수 우위만을 보였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의 폭발은 전주말 나스닥이 4% 이상 급등하며 1800선을 회복하는 등 미국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주요 원인이 됐다. 전주말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지수는 19개월 만에 50선 이상으로 올라서 미국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기에 들어갔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되고 있다. 이날 일본·대만 등 아시아권 주식시장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속에 일제히 폭등으로 마감됐다.
전경련이 600대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3월 기업실사지수(BSI)도 141.9로 발표돼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이날 발표된 지수는 지난 75년 조사 시작 이후 최고치로 기업들 사이에서도 주가 상승을 설명할 만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거래소시장이 800선을 넘어서도 폭등세를 계속하는 데는 증시 전문가들도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800선 돌파후 일시적인 숨고르기 장세를 예상하는 분위기였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단기 급등 이외에 주가에 악재를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속에 일부에서 제기됐던 ‘속도 조절론’이 묻히고 있는 모습”이라고 풀이했다.
이날 장중 한때 840선을 돌파하면서 거래소시장 기준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 15년간 주식시장이 종합주가지수 500∼1000 사이에서 움직이는 동안 상승추세에서 840선을 돌파한 경우 예외없이 1000포인트를 넘었다는 것이다.
신한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상승추세에서 840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00년 4월과 96년 6월, 90년 3월 등 세 차례로 모두 최고지수는 1000선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효진 신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상승장에서의 840선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IT 시가총액 상위사 등 기존의 주도주들이 재도약의 발판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