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올해는 기존 e비즈 수익모델의 대전환이 예고된다. 대변혁의 근간은 이동성을 갖춘 지능화된 단말기의 대중화다. 데이터퀘스트 2000년 보고서는 지난 99년까지 인터넷 접속수단은 99%가 PC였으나 향후 인터넷 접속수단으로 PC의 중요성이 감소하고 2003년 35%로 낮아질 것으로 예고했다. 보고서는 대신 그 자리에 이동전화단말기, PDA, 게임기, 셋톱박스 등 이동단말기에 의한 인터넷 접속, 이른바 무선인터넷 접속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비즈, ‘코페르니쿠스’ 전환=e비즈 수익모델은 현재까지 통신네트워크와 연결된 단순한 정보전달, 이를 통한 소액의 통화료를 거둬들이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단문메시지서비스, 무선인터넷게임, 인터넷쇼핑, 단순한 정보검색 등이 수익모델의 대부분일 뿐이다. 지금의 e비즈 모델로는 통신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기에도 부족하다.
가장 큰 문제는 e비즈 운영주체인 통신사업자, 포털사이트 업체의 e비즈 전략부재다. 국내 통신사업자 혹은 인터넷포털 제공업체는 e비즈를 인터넷 사용, 그에 따른 소액결제, 단문메시지 통보, 벨소리 다운로드 서비스 등에 국한시키고 있다. e비즈니스를 IT산업과 연계시켜 보려는 사업자의 편의주의적인 발상은 사회 전체에 e비즈를 확산시키지 못하는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통신사업자나 인터넷 포털사이트 제공업체는 업무효율상 IT와 연계된 e비즈니스를 킬러애플리케이션으로 볼 뿐 여전히 국내 경제 전반을 좌우하는 오프라인과 연관짓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자 발상은 e비즈를 사회패러다임 전환으로 이끌어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관련업계의 e비즈에 대한 시각을 제한하는 원죄가 된다.
◇콘텐츠의 환상=다행스럽게 지난해부터 KT, SK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통신사업자들이 e비즈 활성화에 나서면서 e비즈 수익모델에 대한 개념규정이 새롭게 이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통신사업자는 사용자 물품구매 패턴을 바꿔야 하는 당면과제에 직면해 있다.
통신이용자가 신용카드, 혹은 현금을 지불하면서 각종 물품거래를 하던 기존 소비패턴을 PDA, 노트북, 이동전화단말기를 이용해 결제하는 과정으로 바꿔아먄 e비즈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통신사업자는 그간 인터넷 콘텐츠 확보가 사용자를 e비즈 대열로 이끌어내는 지름길이라 여기고 엄청난 양의 콘텐츠를 만들거나 연결시켰다. 결과는 참담했다. 엄청난 수의 콘텐츠는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가입자 2800만명 중 1500만명이나 되는 무선인터넷 이용자는 고작 단문메시지전달, 벨소리 다운로드 서비스를 이용할 뿐 e비즈로 전환되지 않았다. 콘텐츠가 e비즈라는 사고방식이 가져온 실패였다. e비즈는 콘텐츠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일상에서 온다는 진리를 져버린 결과였다. 실패원인에는 사용자가 인터넷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접근성 보장, 다양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마련 등이 결여돼 있었음은 물론이다.
◇e비즈 ‘대중속으로’=유무선통합,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 등이 시작되면서 시장은 크게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선 e비즈에 대해서는 사회경제적인 변화에 따라 사회문화 전반에 걸친 변화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KT, SKT, 하나로통신 등 통신사업자는 올해를 e비즈 수익모델을 확인하는 원년으로 보고 있다. 통신사업자는 이미 보급된 노트북, 이동전화단말기, PDA 등 지능화된 개인단말기 보급에 이어 주변산업을 e비즈로 끌어들이는 노력을 가시화하고 있다.
유무선통합을 계기로 통신사업자는 네트워크 고도화, 단말기 다양화·고도화, 애플리케이션 개발은 물론 사용자의 e비즈 거부감 줄이기, 각종 번들링 상품 개발, 할인서비스 제공을 마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간 소외됐던 소액결제서비스, 이를 위한 가입자 인터페이스 기능의 향상, 각종 법·제도의 정비에 서서히 눈을 뜨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업체는 물론 오프라인기업, 대형업체가 현재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e비즈 대열에 동참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증권, 금융, 언론사, 유통회사 등도 현재 대규모 e비즈 사업을 준비중이다. 결국 인터넷 이용자들이 e비즈의 주체로 떠오르면서 인터넷이 세상을 바꾸는 ‘재발견’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