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상반기중 남북표준의 정보기술용어사전이 발간될 전망이다.
남북언어정보표준위원회(위원장 최기선 한국과학기술원 전문용어센터장)는 최근 중국 옌볜에서 최기선 위원장, 진용옥 한국어정보학회장과 북한의 교육성 산하 프로그람교육쎈터 리수락 소장이 만나 ISO2382에서 규정한 4252개의 정보기술 용어를 우리말로 표기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우선 북한측의 연구결과물을 한국어문 규정에 맞게 고친 뒤 이를 ‘국제정보기술용어사전’으로 출판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사전 출간 작업은 국어학자와 정보기술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남북언어정보표준위원회가 맡기로 했으며 앞으로 한국어정보학회, KAIST 전문용어언어공학센터 등의 홈페이지에 사전 내용을 게시해 일반인과 학계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방침이다.
이번에 출간될 ‘국제정보기술용어사전 증보판’은 ISO2382에서 규정된 4252개의 용어를 기본용어·프로그램언어 등 30개 정도의 단위로 분류한 뒤 용어마다 우리말 표준용어와 해설이 담긴다. 남북은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software’ ‘hardware’ ‘firmware’ 등 30여개의 용어에 대해서는 우리말 표준용어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키로 했다.
최기선 위원장은 “정보기술용어의 표준화는 향후 모든 분야의 산업규격용어의 교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작지만 성실한 성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용옥 한국어정보학회장도 “남북 학자와 전문가들이 분단이후 처음으로 합의해 정보기술용어사전을 낸 것은 커다란 성과”라며 “이는 남북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윈윈’해 나가는 데 있어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앞서 남북 학자와 전문가들은 지난 99년 8월 옌볜에서 열린 제4차 코리안정보처리국제학술대회(ICCKL)에서 남한의 ‘전산용어사전(1995년)’과 북한의 ‘계산기프로그람용어사전(1986년)’을 기초로 2700여개의 컴퓨터 용어에 대해 우리말 표기 및 남과 북의 해설을 함께 수록한 통일 컴퓨터 용어사전 ‘국제표준정보기술사전’을 발간한 바 있다. 이번에 출간하는 ‘국제정보기술용어사전’은 증보판인 셈이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