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위성 채널,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
이달부터 본격 서비스에 돌입한 위성방송 시장에서 홈쇼핑 업체가 재격돌한다. 주요 홈쇼핑 업체는 위성방송 사업권을 획득하고 6일 개국과 함께 일제히 서비스에 나선다.
그러나 위성방송에 대한 낮은 인지도, 미비한 가입자수 때문에 당초 기대와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홈쇼핑 업체에서도 당장의 매출보다는 성장 가능성을 보고 위성 서비스에 참여하는 입장이어서 케이블 채널 만큼의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 업체의 위성사업 전략=5대 홈쇼핑 업체 가운데 위성방송 사업권을 획득한 업체는 4곳. 우리홈쇼핑을 제외한 LG홈쇼핑·CJ39쇼핑·현대홈쇼핑·농수산TV 등 4개 업체가 모두 위성방송 홈쇼핑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들 업체는 별도 사업부나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위성방송 사업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콘텐츠 자체는 위성과 케이블을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운영할 계획이다. LG홈쇼핑은 이미 확보한 콘텐츠를 일부 변경하는 선에서 위성 서비스를 시작한다. 기존 지역방송사업자(SO) 마케팅을 담당하던 미디어전략팀을 구성, 위성방송에 대비한 CJ39쇼핑도 기존 콘텐츠를 그대로 위성으로 쏘아 올리기로 했다.
이밖에 최근 현대백화점으로 통합된 현대홈쇼핑과 다른 사업자보다 뒤늦게 위성방송에 뛰어든 농수산TV 역시 초기 시장몰이를 위해 콘텐츠 개발과 방송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는 상황이다.
◇위성채널 ‘시기상조론’=당초 홈쇼핑 업체는 위성방송이 SO에 가입하지 않고도 위성을 이용해 전국에 고화질 방송을 동시에 송출, 적정 가입자수만 확보하면 케이블 TV망보다 더 강력한 홈쇼핑채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에 턱없이 못미치는 낮은 인프라로 올해는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이는 우선 가입자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 업체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셋톱박스의 보급 대수가 현재까지 7000대 정도에 그쳐 올해 가입자수를 크게 잡아야 30여만명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케이블TV 가입자 450만명, 올해 700만명에 비하면 시장규모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비하다는 것. 이 때문에 주요 업체는 올해 매출목표조차 미루는 등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전망=올해 홈쇼핑 시장은 케이블망·인터넷쇼핑·카탈로그 판매 분야를 모두 합쳐 8조원 규모로 예측된다. 특히 94년 홈쇼핑 개국 이후 최근 연평균 80∼100% 성장하는 등 본격적인 상승 무드를 타고 있다. 신규 진출한 인터넷 쇼핑 분야에서도 500∼700% 성장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기록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유독 위성 홈쇼핑 채널 분야에서만은 ‘가입자의 절대 부족’이라는 악재로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홈쇼핑 사업자가 이같은 악재를 극복하고 양방향 데이터 서비스는 물론 인터넷까지 가능하다는 위성방송의 이점을 십분 활용해 위성방송 분야에서 또 한번의 ‘홈쇼핑 신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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