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모니터업체의 사업전략이 ‘OEM확대’와 ‘자가브랜드 주력’ 등으로 양분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모니터업체 대부분이 비교적 수익성이 높은 자가브랜드 사업을 확대했으나 올해들어 LG전자·한솔전자 등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면서 사업전략의 차별화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수익이 우선=지난해 내수포함 2200만대 이상의 모니터를 판매, 굳건히 세계 1위자리를 유지한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해에도 자가 브랜드 비중을 높이는 데 치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자가브랜드와 OEM 비중이 내수를 포함할 경우 6대4 정도였으나 올해는 6.5대3.5 정도로 자가브랜드 비중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델·컴팩 등 대형 OEM 공급선을 이미 확보한 상태여서 더이상 OEM 비중을 높여나가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며 “자가브랜드 매출을 확대함으로써 매출을 확대하고 수익성도 높이는 데 치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전년보다 10% 늘어난 2400만대의 모니터를 판매할 계획이며 상당부분을 자가브랜드 매출 확대로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자가브랜드 매출비중이 45%선에 도달했던 이미지퀘스트(대표 김홍기)도 물량 확대보다는 자가브랜드 확대를 통한 수익성 제고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지퀘스트는 수출 브랜드로는 ‘현대’를 사용하는 이점 때문에 국내보다도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타 업체에 비해 브랜드 수출이 유리한 편이다. 이미지퀘스트는 올해 자가브랜드 비중을 절반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규모의 경제가 급선무다=반면 지난해 판매기준 2위에서 3위로 밀린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올해 주요 PC업체나 유통업체를 공략, 공격적으로 OEM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자가브랜드 사업비중이 주요 OEM선인 게이트웨이·IBM·애플 등의 PC사업이 부진여파로 70% 수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전체적인 생산규모가 줄어들면서 수익성의 기초로 작용하는 바잉파워(구매력)에서 삼성전자에 크게 뒤처져 생존문제가 대두될 정도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전체적인 생산규모를 끌어올려 바잉파워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를 위해 공격적으로 OEM영업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올해 전년대비 40% 가까이 늘어난 1400만대를 판매, AOC에 내줬던 세계 2위자리를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한솔전자(대표 전대진) 역시 장기적으로 모니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계 10위 내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한솔브랜드로는 자가 브랜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OEM사업에 주력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한솔전자는 이를 위해 지난 1월 미국 지사장과 유럽 지사장을 브랜드영업전문가에서 OEM사업전문가로 교체하는 등 조직정비를 마친 상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