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웹사이트 혁신과 의식 변화

 ◆홍일유 한국웹사이트평가개발원장 (ihong@kwi.or.kr)

 

 최근 e비즈니스의 확산과 함께 웹 사이트의 숫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기업의 규모나 업종에 관계없이 웹 사이트를 갖추지 않은 기업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지경이다. 빈약하지만 사이트를 구축해 놓으면 대외적으로 웹 사이트 주소(URL)라도 떳떳하게 말할 수 있고 고객이 회사나 제품에 관한 정보를 요청하면 단순히 회사 홈페이지를 참조하라고 하면 돼 기업 마케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뚜렷한 웹 사이트 전략 없이 단지 시대적 추세에 맞춰 웹 사이트를 도입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같은 안일한 생각에서 웹을 생각한다면 기업은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e비즈니스는 전략적으로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반면 웹 사이트는 별도 예산을 배정해 전략적인 차원에서 구축·운영·관리해야 한다고 믿는 기업은 드물다.  

 본질적으로 기업의 웹 사이트는 e비즈니스의 실현수단(enabler)이다. 웹 사이트의 존재뿐만 아니라 웹 사이트를 e비즈니스의 실현을 뒷받침할 수 있는 도구로 인식하느냐의 여부가 중요하다. 기업이 웹 사이트 구축과 관리를 더욱 전략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바로 경영자의 그릇된 인식이다. 

 기업이 경쟁에서 앞서 나가려면 무엇보다도 웹 사이트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경영자는 오히려 실무자나 하위 관리자들보다 웹사이트를 이해하는 수준이 더 일천하다. 지금 현 상태로도 좋아 보이는데 굳이 웹 사이트 따위에 정보기술(IT) 예산을 배정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경영자가 많은 현실이다. 

 물론 경영자가 웹 사이트에 대해 투자보다는 비용 요인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일견 이해할 수 있다. 광고나 제품개발 투자는 대부분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반면, 웹 사이트는 그 성과가 매출이나 이익의 형태로 즉시 나타나기 어렵다는 선입관 때문이다. 하지만 웹 사이트 투자 성과는 고객관계 개선, 방문자수의 증대, 고객 만족도의 제고 등 무형의 가치로 나타나 이를 쉽게 발견하지 못할 따름이다. 

 그러면 웹 사이트에 대한 기업 경영자의 의식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우선, IT업무를 총괄지휘하는 최고정보책임자(CIO)부터 웹 사이트에 대한 발상을 새롭게 해야 한다. 웹 사이트는 단순히 오프라인 정보를 온라인상으로 옮겨 놓은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회사가 고객과 만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인터페이스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웹 사이트를 기업의 다른 IT요소, 즉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리(CRM) 시스템과 어떻게 연결해 경쟁우위를 창출할 수 있는지 구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구축된 웹 사이트 전략을 회사 경영자와 공유해야 한다.

 두번째는 웹 사이트 평가 전문기관의 평가분석을 의뢰하는 방법이다. 경영자가 자사의 웹 사이트가 지금까지 별 문제가 없다고 믿어왔다 하더라도 전문기관의 객관적이고도 신뢰성 있는 웹 사이트 평가 보고서가 필요하다. 물론 평가결과가 우수한 수준으로 나왔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회사에 적지 않은 손실을 입힐 수 있는 문제점이 지적되면 전사적인 차원에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경영자의 의식변화를 실현하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으로 기업 내에서 웹 사이트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가 자사 웹 사이트에 관해 발전방안을 연구하고 그 결과를 가능한 채널을 동원해 경영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실무자 자신이 웹 사이트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 전문 세미나에 참석하고 다른 회사의 웹 사이트 성공이나 실패 사례에 대해서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이런 노력은 웹 사이트와 멀리 떨어져 있는 경영자가 직접 하는 것보다는 직접 웹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실무자가 수행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일정 기간 연구한 후 그 결과를 정리해 경영자에게 보고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웹 사이트를 창의적으로 잘 활용한 기업 성공사례가 늘면 경영자도 자연스럽게 웹 사이트를 어떻게 구축해야 회사가 성공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신속히 변하는 경영환경에서 기회는 기다려주지 않으며 오직 발빠르게 움직이는 기업에만 주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