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워크스테이션급 노트북 PC시대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간의 영역경계가 허물어진다.’ 올해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 PC시장의 이슈 중 하나는 노트북PC의 데스크톱PC 제품 대체현상이다.

 노트북PC는 휴대성과 공간절약이라는 무기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가격, 데스크톱PC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성능 때문에 주로 기업에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노트북PC의 핵심부품인 LCD패널 가격급락에 따라 가격 이슈를 크게 해결한 데 이어 이번에 인텔이 최대 1.7㎓의 처리속도를 처리하는 모바일 펜티엄4 CPU를 출시함으로써 성능문제 역시 극복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펜티엄4 모바일 CPU를 채용한 PC제품들은 발열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대형 방열팬을 사용, 휴대성 측면에서는 뒷걸음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모바일 펜티엄4 CPU를 채용한 제품이 출시되기도 전에 현대멀티캡, 삼보컴퓨터 등이 데스크톱 CPU를 채용한 펜티엄4 노트북PC를 먼저 출시하는 등 인텔의 모바일 CPU정책에 반기를 드는 모습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모바일 펜티엄4는 어떤 제품인가=이번에 인텔이 내놓은 모바일 펜티엄4 CPU는 펜티엄4용 ‘넷버스트(NetBurst)’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0.13㎛ 공정을 적용, 발열량을 줄이면서 작동속도 최대 1.7㎓까지 끌어올린 제품이다. 성능적으로는 최고 성능 데스크톱 CPU인 2.2㎓의 77% 수준.

 또한 400㎒ 속도의 시스템버스(FSB)에 하이퍼 파이프라인, 512 의 L2캐시메모리 내장, 스트리밍 SIMD2 등을 탑재했으며 AC전압과 배터리 작동에 따라 자동으로 작동속도를 변환하는 ‘스피드 스텝’, 프로세서가 작동하지 않을 때 PC의 전력소모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디퍼 슬립(Deeper Sleep)’ 등 노트북PC용 특화기술이 적용됐다.

 ◇시작부터 내부의 적과 맞닥뜨려=인텔이 이번 CPU를 출시하면서 가장 신경썼던 부분은 발열 및 배터리 소모문제다. 인텔은 이를 위해 여러 기술을 접목했음에도 불구하고 5일 선보인 대다수 펜티엄4 PC들은 대형 방열판을 사용, 휴대성 측면에서는 노트북PC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펜티엄4 아키텍처 특성상 발열문제를 완벽히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방열이슈는 펜티엄4 CPU에서는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국내 PC업체들이 모바일 펜티엄4 CPU를 적용하기 전에 데스크톱 CPU를 채용한 펜티엄4 노트북PC를 출시하는 등 데스크톱 CPU를 채용한 펜티엄4 노트북PC 출시를 서둘러 혼선을 빚고 있다.

 현대멀티캡은 1.6㎓ 데스크톱 펜티엄4 CPU를 채용한 노트북PC인 ‘리베로 3500/5500’ 등의 모델을 오는 10일부터 판매에 들어가며 삼보컴퓨터도 이번 주말부터 1.7㎓ 데스크톱 CPU를 채용한 노트북PC를 판매한다. 이 제품들은 200만원대 초반으로 가격이 책정돼 모바일 펜티엄4 CPU를 채용한 노트북PC에 비해 최소 100만원 이상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모바일 펜티엄4 CPU를 채용한 노트북PC가 일정기간 동안 이같은 데스크톱 CPU를 채용한 내부 경쟁제품에 밀려 자리를 잡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