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기초과학 연구의 주력이 나노 레벨로 내려오면서 미세구조를 관찰할 수 있는 비광학식 현미경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정부차원의 대규모 나노 연구투자가 붐을 이루면서 그동안 외산수입에 의존해온 원자현미경(SPM)과 주사전자현미경(SEM), 투과전자현미경(TEM) 등 비광학식 현미경을 국내 벤처기업이 직접 개발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노열풍과 함께 분자구조의 관찰이 가능한 고성능 제품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올해 비광학식 현미경 시장 규모가 3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비광학식 현미경은 지난 20년간 단순히 고배율 시료관찰을 위해 연구소, 대학, 병원 등에서 한두대씩 구매하는 수준에 그쳐 시장활성화가 지연돼왔다.
우선 원자단위의 조작, 관찰을 수행하는 원자현미경 분야의 경우 PSIA(대표 박상일 http://www.psia.co.kr)가 최근 연구용 원자현미경(모델명 XE-100)을 100% 국산화하고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각국에 수출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PSIA는 자사 원자현미경이 외산제품에 비해 스캔속도가 2배나 빠르고 국산화로 인한 가격경쟁력도 뛰어나 연말까지 내수시장의 70%를 잠식할 것으로 낙관한다. 박상일 사장은 “이미 숭실대, 순천향대 등에 연구용 원자현미경을 납품했으며 기업차원의 나노연구를 위한 제품 구매문의도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성남시에 위치한 실리콘앤시스템즈(대표 박준호 http://www.siliconandsystems.com)도 원자현미경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이 회사는 전통적인 원자현미경 기술을 응용해 만든 나노레벨 측정장비를 오는 6월경 출시할 계획인데 해외시장이 주 타깃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자현미경 시장에선 올들어 지올, 히타치 등 일본업체를 중심으로 고급사양의 전자현미경 매출이 본격화되고 국산화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지올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연구소, 대학 등에서 새로 전자현미경을 구매할 때 분자단위의 나노연구에 적합한 FE(Field Emission)구조의 고급사양 제품을 찾는 사례가 늘어 올해 30%대 매출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전 기초과학연구소에 150억원대 초대형 투과전자현미경 설치공사가 하반기에 시작되는 등 내수상황이 계속 호전되자 지올코리아는 일부 저가기종을 국내에서 라이선스 생산하는 계획도 추진중이다.
이밖에 국내기업인 미래로시스템(대표 김중근 http://www.mirero.co.kr)은 올해 주사전자현미경 ‘IS-2000’으로 3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한편 전자렌즈의 크기를 대폭 줄여 책상 위에 설치가능한 미니렌즈 투과전자현미경을 내년초까지 국산화한다는 계획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