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벤치마킹>국산 압축 프로그램 3종 총평과 리뷰

2001년 한해 동안 국산 압축 프로그램은 약진의 원년이었던 2000년의 여세를 몰아 확고한 자리매김을 했다.

 국산 압축 프로그램이 등장하기 전 압축 프로그램의 대명사로 각광받던 윈집(winzip)은 외산 프로그램들 중에서는 많은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지만 예전의 명성에 비해서는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윈라르(WinRAR)의 경우 한글 버전이 소개됐음에도 불구하고 인지도는 예전같지 않다.

 이는 외산 압축 프로그램들이 상용이라는 점에 반해 국산 압축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프리웨어로 제공된다는 점도 원인이 되겠지만 성능면에 있어서도 국산 압축 프로그램들이 외산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방증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국산 압축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국산 압축 프로그램이 등장하던 초기에 선두를 달리던 몇몇 프로그램들이 여전히 많은 사용자를 차지하고 있어 새로운 프로그램들에 있어 가장 큰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벤치마킹에서는 국산 압축 프로그램의 대명사로 이미 자리를 잡은 알집(버전 4.92)과 그 뒤를 잇고 있는 지펜놀(버전 4.9), 밤톨이(버전 7.8) 등 3종의 국산 압축 프로그램을 비교해본다.

 이번에 테스트한 제품은 모두 공개 프로그램으로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외산 제품이 어느 정도 사용하다가 돈을 내고 등록해야 하는 셰어웨어인 점을 감안한다면 국산 압축 프로그램은 외산 제품에 비해 분명한 비교우위를 갖는다고 평가할 수 있다.

 만일 외국어 버전이 나오게 된다면 외산 유명 압축 프로그램과 해외에서 경쟁을 벌여도 손색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벤치마킹의 목적은 단순히 특정 프로그램의 단점을 들추고 다른 프로그램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국산 압축 프로그램의 주축이 되는 프로그램들을 분석함으로써 사용자들에게 선택의 기준을 제시하는 데 의의를 갖는다.

 비교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가지 프로그램 중에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알집이 그 명성대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물론 대부분의 성능 면에서 테스트 제품이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 가운데서 알집은 지원 압축 파일 수나 기능 면에서 한발 앞선 모습을 보인다. 다만 압축 속도가 약간 느린 것이 흠이다.

 지펜놀은 빠른 속도가 장점이다. 많은 기능과 복잡한 메뉴보다는 간단하고 직관적인 사용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초보자도 별다른 설정 작업 없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압축 프로그램이다.

 밤톨이는 본래 상용 제품이었는데 지난해 말 인터페이스와 디자인을 개선하면서 공개 프로그램으로 변신했다. 특히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먼저 사용자가 얼마나 편리하게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냐를 말해주는 인터페이스 부분을 살펴보면 밤톨이와 알집이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이용한 컨텍스트 메뉴의 활용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지펜놀에 비해 활용도가 높다고 말할 수 있다. 사용자 환경 설정 부분 역시 밤톨이와 알집이 지펜놀보다 어느 정도 우위에 있다.

 알집은 컨텍스트 메뉴의 형태와 종류를 사용자 환경 설정을 통해 설정하도록 배려했으며 동시에 바이러스 검색 프로그램이나 그 외의 연결 프로그램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알집은 드래그 앤드 드롭 기능을 지원하며 압축 파일 테스트, 압축 해제 작업 없이 파일 실행 및 설치, 암호 찾기, 분할 압축 등의 기능도 갖고 있다.

 밤톨이의 환경 설정 인터페이스는 알집보다는 그 깊이가 덜하지만 컨텍스트 메뉴에서 거의 모든 주요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돋보인다.

 또한 알집과 마찬가지로 드래그 앤드 드롭 기능을 지원하며 압축 파일 테스트, 압축 해제 작업 없이 파일 실행 및 설치가 가능하며 윈도 탐색기와 거의 동일한 화면 구성이기 때문에 파일 검색 및 선택 작업이 수월하다.

 반면에 지펜놀의 경우 밤톨이나 알집에 비해 인터페이스의 깊이나 사용자 환경 설정의 범위는 넓지 않다. 드래그 앤드 드롭 기능이나 압축 해제 작업 없이 파일 실행, 설치는 가능하지만 압축 파일을 메일로 보내는 기능은 없다. 또 사용자 환경 설정 부분도 간략하게 꾸며져 있어 밤톨이나 알집에 비해 다양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대신 밤톨이와 마찬가지로 프로그램 창에서 바로 탐색이 가능하도록 구성했으며 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의 기능에 집중해 직관적인 프로그램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처럼 프로그램 인터페이스와 기능의 편차가 그리 크지 않음과 동시에 압축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 할 수 있는 압축 및 압축 해제 작업의 성능 또한 그리 큰 편차를 보이지는 않는다.

 세 프로그램 모두 이미 압축이 돼 있는 MP3나 MPEG, AVI와 같은 멀티미디어 파일들은 다시 압축을 하더라도 거의 압축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압축돼 있지 않은 파일들을 압축하면 약간의 편차가 나타나는데 그다지 큰 차이는 아니다.

 대신 압축 속도에 있어서는 약간의 편차를 갖는다. 작업 대상이 되는 파일의 속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알집의 경우 프로그램의 안정성을 어느 정도 확보한 대신 압축의 속도가 다른 두 프로그램에 비해 조금은 떨어졌다.

 이처럼 특별히 우위를 보이는 프로그램은 없으며 따라서 앞으로의 업데이트 내용이 인지도를 좌우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알집은 버그 수정을 중심으로 한 업데이트를 자주 하고 있으며 새로운 기능과 성능 향상에도 소홀하지 않다.

 알집과 지펜놀, 밤톨이는 3년 정도의 기간 동안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오류를 수정하고 기능을 개선해왔다. 특히 알집의 경우 압축 프로그램의 안정성 확보와 기능 확대를 중심으로 업데이트가 이뤄졌으며 이 부분만큼은 초기 버전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프로그램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압축하는 과정에서 다른 프로그램들에 비해 속도가 다소 떨어지는 부분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지펜놀은 밤톨이나 알집이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새로운 면모를 갖추는 동안 공백기가 있다는 점이 현재 상황에서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만간 완전히 다른 모습의 새로운 버전이 등장할 예정이기 때문에 올해도 역시 국산 압축 프로그램 3파전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밤톨이에게는 2001년이 변화의 해였다. 다른 프로그램이 쉽게 할 수 없는 인터페이스 변경도 했었고 완전한 프리웨어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이러한 변화는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사용자 확보라는 측면에서 좀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며 사용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개성적인 기능과 인터페이스 개발에 무게를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밤톨이는 지난해 11월 완전 프리웨어로 전환하고 프로그램의 인터페이스를 대폭 수정했다. 그리고 적극적인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통해 프로그램 성능 개선을 꾀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업데이트 역시 기대할 만하다.

 <분석=김성열 shave@bomul.com>

 

★제품 리뷰

 

◆지펜놀 

 지펜놀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압축 형식을 지원하는 압축 프로그램으로 일반적인 압축 프로그램의 형식을 따르고 있으면서도 압축과 압축 해제라는 프로그램의 주된 사용 목적에 집중한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지펜놀의 인터페이스 중 편리한 부분은 파일 탐색창이 지펜놀 프로그램에 있다는 것인데 굳이 윈도 탐색기를 따로 실행시키거나 파일 열기 기능을 사용할 필요없이 지펜놀만 실행시키면 빠르게 압축 파일들을 검색하고 찾아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ZIP·LZH·ARJ·RAR·ACE·GZ·ARC·CAB·TAR·Z·UUE·UU 등 흔히 사용하는 압축 형식은 거의 모두 풀 수 있으며, ZIP·LZH·CAB 형식으로 압축할 수 있고, ZIP·ARJ·LZH 형식으로 자동 풀림 압축 파일을 만들 수 있다. 특히 ZIP 형식으로 다중 볼륨 압축 파일을 만들 수 있는데, 이 기능은 윈라르(WinRAR)의 다중 볼륨 압축 파일 생성방식과 유사하게 원하는 크기로 나눠 압축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ZIP 형식으로 압축할 때 경로를 저장하면 절대 경로로 저장되지 않고 상대 경로로 저장되는 것도 편리하다.

 이미 생성된 압축 파일을 대상으로 ‘고치기’ ‘압축 형식 바꾸기’와 같은 작업을 할 수도 있으며, 윈도 탐색기 등에서 압축을 풀 때는 여러 압축 파일들을 선택한 다음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면 컨텍스트 메뉴가 나타나 여러 압축 파일들을 한번에 풀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드래그 앤드 드롭 기능을 지원하며, 윈도 탐색기 등에서 윈집과 동일한 형태의 팝업 메뉴를 제공하고 ZAEdit라는 자체 문서 편집 및 보기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어 압축을 풀지 않고도 압축 파일 내부에 있는 텍스트 파일을 편집하거나 인쇄할 수 있다.

 

◆알집

 알집은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윈도용 압축 프로그램으로 시작해서 현재 국산 압축 프로그램 중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데 이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확장하고 안정성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알집은 사용자가 메뉴의 형태와 종류를 임의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대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압축 파일 테스트, 압축 해제 작업 없이 파일 실행 및 설치, 암호 찾기, 분할 압축 등은 매우 편리한 기능이다.

 알집은 자체 프로그램만으로 기존에 나온 대부분의 파일을 다룰 수 있다. 현재 30개 정도의 압축 포맷을 지원하며 근래에 추가된 ALZ 압축 형식은 알집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고 알집만이 만들 수 있는 포맷으로, 제작사측에서는 현존하는 압축 프로그램 중 최고의 압축률과 안정성이 우수한 분할 압축을 지원한다고 한다.

 각 압축 파일 형식에 다양한 아이콘을 지정할 수 있는 기능을 통해 기존 압축 프로그램의 다소 경직된 모습을 벗어날 수 있으며 압축 파일을 더욱 깔끔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프로그램 사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사용중 나타나는 오류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달아 놓아 초보자가 프로그램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별도의 창구성을 배제하고 압축 파일만을 볼 수 있도록 구성된 프로그램 디자인이 단순해 보이긴 하지만, 다양한 메뉴와 사용자 환경 설정으로 구성된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가졌다는 점에서 당분간 그 인기는 지속될 듯하다.

 

◆밤톨이 

 밤톨이는 윈도 탐색기와 거의 유사한 형태의 탐색창을 제공하는 국산 압축 프로그램으로 ACE·ARC·ARJ·BH·BHX·CAB·ENC·GZ·HA·JAR·LHA·LZH·PAK·RAR·TAR·XXE·Z·ZIP·ZOO·TZZ 파일의 압축을 풀 수 있으며 BH·CAB·GZIP·JAR·LZH·TAR·ZIP 형식으로 압축이 가능하다. 알집처럼 TZZ라는 자체 포맷을 사용한다.

 지원하는 압축 파일을 더블 클릭하면 자동으로 밤톨이 창이 열리면서 압축된 파일 목록을 보여주는데 한번에 모든 파일의 압축을 풀 수도 있고 필요한 파일만 골라서 압축할 수도 있으며 압축 파일 안에 있는 특정한 파일을 삭제할 수도 있다.

 압축을 할 때는 서브 폴더를 포함해서 압축할 수도 있고, ZIP 파일을 쉽게 자동 압축 해제 파일로 만들 수도 있다. 또 분할 압축 기능도 존재하는데 일반적인 분할 압축 형식이 아닌 밤톨이에서만 읽을 수 있는 파일로 분할 압축을 한다는 특징이 있다.

 밤톨이는 지난해 말 인터페이스나 아이콘 등을 대폭 수정하면서 공개 프로그램으로 방향을 수정했다. 윈도 탐색기와 유사한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어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사용헐 수 있으며 압축 파일을 e메일로 보내는 기능도 편리하다.

 하지만 사용자 환경 설정 부분은 기본 설정과 파일 연결, 컨텍스트 메뉴 설정 부분 정도로 간략하게 구성됐다. 대신 컨텍스트 메뉴 설정 부분은 다양한 항목과 형태로 설정이 가능하도록 세밀하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압축률도 좋은 편이고 다양한 압축 포맷도 지원하며 도움말이나 옵션이 모두 한글로 나와 편리하다. 하지만 다른 국산 압축 프로그램들이 등장함에 따라 잠시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해 말 인터페이스와 디자인을 개선하고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