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제품 일본서 `고전`

 최근 들어 한국산 수출품이 일본 시장에서는 고전하는 반면 중남미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 해외 현장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시장에서 한국산 전기·전자부품 등이 중국·대만산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으나 중남미 시장에서는 백색가전·CDMA 단말기 등을 중심으로 우리 제품이 국가별 시장점유율 수위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고전하는 일본 수출=KOTRA 도쿄무역관이 최근 전기·전자부품 등 126개 부품의 대일 수출 실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보인 한국산 부품은 BIMOS 집적회로·다이오드 등 10개 전기·전자부품을 포함해 총 25개 품목으로 전년 대비 4개가 줄었다. 반면 중국은 정지형 변환기·변압기 등 78개 품목이 경쟁 우위를 보여 전년보다 10개 품목이 늘어났다. 대만도 전년보다 6개 품목이 줄었으나 금속산화물 집적회로 등 전기·전자품목에서는 우리보다 많은 14개 품목이 우위를 보였다.

 최윤홍 도쿄무역관장은 “한·중·대만산 부품간 품질 차이가 없어짐에 따라 일본 현지 바이어들이 부품 구매시 ‘가격’을 주요 구매 포인트로 꼽고 있다”며 “초정밀 IT기기나 디지털 관련 부품 등 차세대 고부가 부품 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전하는 중남미 수출=우리나라의 대중남미 수출이 1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가전제품 등 전기·전자 완제품을 중심으로 사실상 한국 기업간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남미 시장 중 우리 제품의 수출이 가장 많은 멕시코의 경우 한국산 전자레인지의 시장점유율이 35%를 넘어서며 국산 제품의 독무대 시대를 열고 있다. 중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에서도 한국산 CDMA 단말기·브라운관이 시장점유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전자레인지·VCR·DVD·초음파진단기 등도 2위를 지키고 있는 등 대다수 중남미 국가에서 우리 제품이 시장점유율 수위에 올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남미 시장의 특성상 저가제품 위주의 거래가 다수를 이루고 있어 신기술 개발과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향후 중국 등 개도국 제품의 진출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