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걱정없다"

 엔화 약세가 국내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대우증권은 ‘엔화 약세가 국내 경제 및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올들어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국내 경제 및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올해중 엔화가 지난해보다 8.3% 절하된 달러당 131엔(일시적 138엔)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엔화와 관련된 재료보다는 나스닥 주가와 밀접한 연관관계를 보여 실질적인 파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지난 5일 현재 미국 주가수익률과 우리나라의 주가수익률의 상관관계는 0.56으로 같은 날 아시아 주가수익률과의 상관관계 0.53보다 더 밀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이 구조조정을 완만하게 진행할 경우 엔화절화 속도 또한 완만하게 이루어져 국내 주가의 상승 모멘텀에 크게 제약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엔화 약세가 국내 증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유로 국내 주가가 엔화가치 변동보다 미국 주가에 더 민감하다는 것과 구조조정 강도의 효과를 중시하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투자성향으로 요약했다. IMF 이후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겪은 국내 증시의 경우 강인한 체질개선으로 아시아 증시와 차별화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경기 둔화로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국내 경제는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을 일본 경제와 차별화되는 요소로 제시했다.

 또 올해중 2조4192억원에 달하는 외환차익과 경기회복에 따른 매출증대로 지난해보다 경상이익이 9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엔화 약세와 차별화된 국내 증시의 강점으로 지적됐다. 따라서 국내 증시의 주가는 일본 엔화 약세와의 차별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일본의 신용등급이 하락세인 반면 한국의 신용등급은 상승세고 주가수익률(PER)에서도 큰 차이가 날 뿐 아니라 국내 증시가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일본 시장과 차별화되는 중요한 요소로 대두됐다.

 그러나 엔화가 달러당 140엔대초의 약세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중국 위안화도 평가절화될 가능성이 커 외국인 투자가들의 증시이탈이 현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엔화 절화→미국주가 하락→국내주가 하락→동아시아 통화가치 하락→국내주가 하락의 악순환이 발생, 국내 증시의 차별성보다는 동조성이 강하게 나타날 우려도 제기됐다. 엔화 약세의 마지노선이 달러당 140엔선으로 이 선을 넘을 경우 국내 증시에 미치는 파장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위안화의 절하없는 완만한 엔화 약세는 국내 증시에 충격파가 덜하겠지만 달러당 140엔대를 넘는 급격한 엔화 약세는 위안화 절하를 동반해 국내 주가를 큰 폭으로 하락시킬 우려를 안고 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