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HP `유틸리티컴퓨팅` 왜 하나

 한국HP와 한국IBM이 ‘쓴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일명 종량제 개념의 서버 판매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유틸리티 컴퓨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e소싱 전략을 발표한 한국IBM은 지난 5일 본사 전략담당 데브 무커지 부사장 방한을 계기로 전사 영업직원 대상의 e소싱 내부교육을 개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또 6일 오전에는 업종별 매니저급을 초청해 IBM의 e소싱 전략을 설명하는 자리도 개최했다.

 지난해 7월 전략을 발표, 먼저 영업에 착수한 한국HP도 “늦어도 6월중에 삼성 관계사와 유틸리티 컴퓨팅에 대한 본계약이 체결되는 것을 비롯, 4개 기업과 서비스 이용계약이 마무리 단계”라며 국내 영업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IBM은 이미 z시리즈와 i시리즈에서 종량제 개념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발표한 e소싱(e비즈니스 온 디맨드)은 단순 유틸리티 컴퓨팅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한국IBM도 e소싱에 대해 “IDC센터·전산장비·인력 등 정보시스템 토털 아웃소싱에서 진화된 개념으로 고객이 원하는 IT인프라 또는 그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한국HP는 유틸리티컴퓨팅과 한국IBM이 이번에 내세우고 있는 e소싱 전략은 결코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한국HP 서버영업 담당자는 “물론 서버판매를 통해 사용한 만큼 비용을 받는 것이 핵심이지만, 한국IBM의 e소싱에 포함돼 있는 파이낸싱 전략과 아웃소싱 사상을 담고 있어 다를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는 두 기업 모두 아웃소싱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IBM 데브 무커지 부사장은 “고객은 더 이상 긴 시간을 투자한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없다. 또 자체 개발해 사용하던 애플리케이션이 패키지로 시장에 정착했다. 이제 IT 툴도 다수 고객이 원하는 표준화된 형태로 만들어져 서비스받는 때가 도래했다”고 e소싱 전략을 설명했다.

 한국HP 관계자도 “기업들은 생산을 위한 기술개발 투자에 주력하고, 기업의 생산활동을 지원하는 IT에 대한 직접 투자는 줄어드는 것이 맞다”고 유틸리티 컴퓨팅 전략의 궁극적인 목적이 아웃소싱 시장에 있음을 밝혔다.

 한국HP는 유틸리티 컴퓨팅 개념을 발표하며 시스템이나 애플리케이션의 사용량을 측정할 수 있는 미터기를 개발, 조만간 영업실적이 나올 예정이다. 한국IBM은 고객의 요구에 맞게 가격정책을 다양화해 나가고 ‘리눅스 온 디맨드’ 정책도 곧이어 발표하는 등 IBM 전 제품군으로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