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중으로 이동전화 가입자 3000만명 시대가 열린다.
관련업계가 집계한 지난 2월말까지의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는 모두 2967만명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월 40만여명이 순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달중 사상초유의 3000만명을 돌파할 게 확실시된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이 1557만8000명으로 전체 시장의 52.51%를 점유했으며 KTF 976만9000명(32.92%), LG텔레콤 432만3000명(14.57%) 순으로 조사됐다.
이동전화 가입자 증가세는 지난해 3분기 이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월은 설연휴 등으로 영업일수가 평달에 비해 적음에도 불구하고 1월에 비해 41만4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에는 하루평균 3만명의 순증세를 보이고 있어 입학시즌인 3월 성수기를 맞아 이르면 이달 중순경 3000만명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전화 가입자 3000만명 돌파는 지난 8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이 아날로그 방식의 이동전화 서비스를 개시한 지 18년 만의 일이며 98년 6월 1000만명 돌파 이후 3년 9개월, 99년 8월 2000만명을 넘어선 이후 2년 7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3000만명 돌파를 계기로 국내 이동전화업계는 물론 통신업계 전체가 전환기를 맞을 전망이다. 이동전화 부문에서는 신규 가입자 모집이 극한의 포화상태에 이르러 사업자들은 가입자 확보에서 기존 가입자를 활용한 수익모델 개발로 사업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동안 음성통화 수익에 치중했던 이동전화사업자들은 3000만 가입자를 기초 인프라로 삼아 유·무선을 통합한 새로운 형태의 e비즈니스 업체로 변신을 시도해 왔다.
유선전화부문도 이동전화시장이 거대화되고 기존 유선시장을 잠식하게 됨에 따라 새로운 사업전략을 수립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동전화간 통화량(MM)이 유선과 무선간(ML·LM) 통화를 이미 앞질러 유선전화사업자들의 음성수익 감소가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유선사업자들은 공중망 무선랜, 인터넷전화 등을 내세워 유·무선 통합서비스에 발을 내딛고 있으며 통신사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무선사업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동전화 3000만 가입자 시대에 대해 표문수 SK텔레콤 사장은 “통신시장은 국내시장을 벗어나 유무선통합화와 글로벌화에 따른 세계 유수통신업체들과의 무한경쟁을 요구하고 있다”며 “기술력과 서비스운용능력을 바탕으로 한 국내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세계시장으로 확대해 국가경쟁력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용경 KTF 사장은 “이동전화가 이동성과 접근 용이성을 발판으로 인터넷의 보편화에 있어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는 통화수단을 뛰어넘어 정보 획득, 금융거래, 커뮤니티 활동, 엔터테인먼트의 총아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남용 LG텔레콤 사장은 “3000만 이동전화 가입자 시대에도 불구하고 이동전화시장은 지배적 선발사업자에 의한 시장 불균형 현상이 일어나는 등 유효 경쟁체제는 전혀 조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유효경쟁정책 도입을 통한 통신 3강 정착과 가입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