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버스 D램` 갈수록 위세 약화 앞길이 안보인다

 ‘램버스는 끈 떨어진 연(?)’

 고성능 메모리 램버스 D램(RD)램을 개발해 세계 D램시장의 기린아로 떠올랐던 램버스가 우군이었던 인텔과 삼성전자의 외면으로 갈 길이 불투명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몇년 동안 인텔·삼성전자를 등에 업고 고성능 D램시장에서 맹위를 떨치던 램버스가 세력이 급격히 약화돼 쇠락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텔 DDR SD램으로 전략 급선회=인텔은 지난 96년 고성능 PC용 D램으로 램버스 기술을 채택하기로 하고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데 이어 99년에는 삼성전자에 1억달러를 투자, 램버스 D램 개발에 협조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인텔은 고속 CPU 판매확산을 위해서는 이를 지원하는 고속·대용량의 D램이 필요하다고 판단,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기술 분야에서는 램버스, 제조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삼각제휴체제를 구축했다. 때문에 램버스 D램은 지난 2000년 이후 1㎓급 이상의 펜티엄4와 워크스테이션, 고성능 게임기 등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램버스 D램은 높은 제조원가와 비 호환성의 문제에 반기를 든 AMD·비아·하이닉스반도체 등이 호환성과 저가의 장점을 내세워 밀어붙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이 저가의 고성능 PC를 원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빛을 잃기 시작했다.

 더욱이 인텔은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말 DDR SD램을 지원하는 펜티엄4용 칩세트 ‘i845D’를 직접 개발해 내놓았고 최근에는 워크스테이션용 CPU ‘제온’과 노트북용 ‘펜티엄4 모바일-M’에서도 모두 DDR SD램을 지원하도록 결정했다. 인텔은 매킨리·프레스코트·배니아스 등 차세대 서버·데스크톱·노트북용 CPU 로드맵도 모두 DDR SD램과 후속 버전인 ‘DDRⅡ’ 로 정리했으며 램버스는 고성능 워크스테이션 등 일부 제품에만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램버스 D램 생산 감축=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램버스 D램의 생산비중이 15%를 상회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와 엔비디아 등 그래픽 칩세트 업체들이 DDR SD램을 채택하기로 하고 주문량을 늘리면서 램버스 D램의 생산량을 대폭 줄이고 DDR SD램의 비중을 대폭 늘렸다.  

 현재 삼성전자의 램버스 D램 생산량은 전체 생산량의 10% 수준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측은 수요부진으로 인한 생산비중의 자연감소라고 밝히고 있지만 차세대 메모리로 DDR SD램을 육성하기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2분기 출시를 목표로 DDR SD램 400㎒의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올해 안에 DDR SD램의 생산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램버스의 탈출구=램버스는 최근 서버에 탑재할 수 있는 고성능 RD램 모듈을 새롭게 내놓았다.

 램버스는 당분간 펜티엄4 PC나 저가 서버보다는 플레이스테이션(PS)2나 고성능 워크스테이션, 서버쪽으로 수요를 특화시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러나 D램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격경쟁과 표준싸움에서 승리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시장에서 살아남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