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산넘어 산`

 

 하이닉스반도체가 1, 2월에 영업흑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개선을 밝혔지만 주가전망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다는 게 주요 증권사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하이닉스는 지난 6일 지난 1∼2월 실적은 매출 5465억원, 영업이익 1129억원, 순이익 525억원 등이라고 발표했다. 따라서 1, 2월의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21%, 10%에 달했다.

 실적호전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데는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모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실적 개선 추세가 주가상승을 이끌 만한 재료가 되기는 힘들다는 게 공통적인 지적이다.

 우동제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의 독자생존에 대한 타당성이 실적을 통해 재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그러나 마이크론에 D램사업부를 매각하게 될 경우 이런 실적회복에 대한 수혜가 대부분 마이크론에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리스크관리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하이닉스가 최근 급속한 D램 경기 회복에 힘입어 영업실적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며 “하지만 채권단이 하이닉스의 투자자에게 가장 큰 위험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크론과의 매각협상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아직 하이닉스를 매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한빛증권은 하이닉스의 실적개선이 독자생존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놨다. 하이닉스가 경쟁력있는 D램업체가 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신규투자가 필수적이며 부채추가조정 등 채권단의 지원 등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시원 한빛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의 독자생존이 결정되더라도 채권단의 지원규모와 시기에 따라 주가의 변수는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

 이날 하이닉스 주가는 하이닉스반도체의 독자생존론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한 진념 경제부총리의 발언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추락, 1785원으로 마감됐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