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인간배아 복제정책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과학기술부가 최근 국무회의에 ‘줄기세포연구등에관한법를’ 제정안을 보고하면서 입법 내용에 줄기세포를 얻을 목적에 국한해 인간배아 복제를 허용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는 “줄기세포연구법 입법 계획은 그동안 과기부 스스로 공언해온 생명윤리법 제정의 입법 의지에서 대폭 후퇴한 것”이라며 “지난해 과기부 생명윤리자문위원회는 줄기세포연구의 허용 범위뿐 아니라 인간 복제 금지, 유전자 치료 및 유전정보 이용의 규제, 국가생명윤리위원회 설치 등 7가지 항목을 담은 통합적인 생명윤리기본법의 골격을 제시하고 이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대해 과기부 관계자는 “입법 내용에 관해서는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거쳐 주관 부처 및 입법 내용을 결정하고 법률시안을 확정한 후 6월께 입법예고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생명윤리자문위원회 제안을 기초로 다양한 입법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법률 명칭과 추진일정 외에 입법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으며 법제처에 제출도 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관련 부처인 과기부와 보건복지부가 생명윤리와 배아복제란 똑같은 사안을 두고 과기부는 ‘줄기세포연구등에관한법률’을, 보건복지부는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을 각각 9월과 10월에 국회에 상정할 계획이어서 정부 부처간 의견 조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과기부 측은 “보건복지부와 입법 주무부처의 결정에 대해 내부적으로 합의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향후 2개월간 보건복지부와의 조정을 통해 이르면 4월 말 법안을 완성해 6월쯤 입법예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최근 영국·독일·일본 등 선진국도 배아 복제에 대한 직접적인 금지법을 만들지 않고 있다”며 “배아 복제를 금지하면 줄기세포기술의 발전이 어렵고 난치병 치료를 위해 배아 복제를 허용하는 것이 국제적 추세”라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 측은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을 입법 계획하고 있다”며 “인간배아 복제 허용과 관련된 어떤 내용도 입법 계획에 포함시킨 바 없다”고 밝혔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