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에이전시 `변신중`-CRM 등 솔루션 개발에 `박차`

 

 “이제 고객관계관리(CRM)를 모르면 웹에이전시 사업 못한다.”

 지난해까지만해도 홈페이지 디자인의 외형적 화려함이 주경쟁요소였던 웹에이전시 시장에서 최근 기업용 비즈니스 솔루션에 버금가는 기능의 구현 여부가 수주의 제1요건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기업용 솔루션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고객관계관리(CRM:Customer Relation Management)’가 웹에이전시들의 프로젝트 수주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FID·퓨쳐그룹·이모션·에이디엔·디자인스톰·메타와이즈 등 주요 웹에이전시 업체가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90%가 CRM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디엔(대표 송유진 http://www.interactiveagency.co.kr)은 한국화장품·썬앳푸드 등에 구축하는 프로젝트의 80% 가량이 CRM과 관련한 것이며 퓨쳐그룹(대표 최정훈 http://www.futuregroup.co.kr)의 경우는 외환은행을 포함한 주요 고객사의 홈페이지 구축건 중 절반 이상에 CRM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디자인스톰(대표 손정숙 http://www.designstorm.com)은 삼성SDS와 세원텔레콤 등을 포함해 CRM 관련 프로젝트가 전체의 90%를 점하고 있다. 메타와이즈(대표 박민우 http://www.metawise.co.kr)는 보령메디앙스·데코·인쿠르트 등 최근 완료했거나 진행중인 프로젝트 대부분이 CRM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CRM 왜 부각되나=사실 CRM이 기업용 IT솔루션 분야에서 각광을 받은 것은 이미 오래다. 기업 입장에서 CRM은 비용감소·매출증대·업무자동화·고객만족 등 여러가지 효과가 있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기업들 대부분이 CRM 솔루션을 시스템에 도입했거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기업 홈페이지가 단순한 기업홍보 수단에 그치지 않고 비즈니스의 핵심도구로 떠오르면서 기업 홈페이지에도 CRM과 같은 경영솔루션을 도입하고, 이를 사내 시스템과 연동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고객관리에 활용하려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솔루션 개발기술 없는 업체 도태될 것=그러나 이처럼 고객들의 요구가 기업용 경영솔루션 구축으로까지 확대된 상황에서 간단한 HTML 기술과 디자인 파워만으로 승부해온 웹에이전시들은 더이상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CRM 솔루션 전문업체의 한 관계자는 “CRM의 경우 개발이 고도화되면 데이터마이닝(Data Mining)·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신경망(Neural Network) 이론 등까지 포괄할 정도로 고난이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웬만한 기술력으로는 접근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선도적인 웹에이전시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웹기반의 CRM 솔루션을 개발해 기업체 사이트 구축프로젝트에서 선전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들은 솔루션 전문 개발업체와의 협조체제를 통해 프로젝트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웹에이전시사업 고부가화의 열쇠=또 이같은 추세는 단순한 홈페이지 구축 사업으로 폄하돼 산업적 가치가 낮게 평가됐던 웹에이전시 산업이 평가절상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에이디엔의 송유진 사장은 “웹에이전시가 솔루션 베이스의 사이트 구축사업으로 변모하게 되면 단순 디자인 하청사업의 틀을 벗어나 경영컨설팅 단계로까지 넘어간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통합형 e비즈니스 서비스(eBI) 업체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국내 웹에이전시 업계에는 좋은 환경이 펼쳐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